추석 연휴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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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사흘간 추석(秋夕) 연휴다.

올 추석은 일요일이라 휴가기간이 짧은 편이다.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가 휴가기간도 짧아 사람들마다 표정에 여유를 찾기 힘들다.

오랜만에 한자리에 같이하는 부모, 형제, 친척들도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으뜸가는 화제는 역시 ‘먹고 사는’문제가 아닐까 한다.

경제난으로 고단한 날을 보내고 있는 탓이다.

특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 실업자나 불황으로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나, 이런 저런 이유로 돈에 곤궁해진 사람들은 부모, 형제 볼 낯이 없어 차라리 추석이 없었으면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올 추석에는 그렇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우리네 삶이 단순히 경제적인 잣대로 잴 수는 없는 것이다.

물질적 부(富)로써만 행복해 질 수는 없다.

그런데 지난 30여 년간 우리는 효율성과 경쟁력이란 양적 성장에 절대 우위의 가치를 부여하고 쫓기듯 살아왔다.

인간다운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은 사치였다.

앞으로만 달릴 줄 알았지, 곁에 누가 있는지도 몰랐다.

보다 근원적으로는 양적 성장에 매달려온 우리 모두의 생존방식과 오도(誤導)된 가치관의 문제다.

그런 점에서 부모, 형제들과 함께하는 추석이란 모두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올 추석 명절은 이제 그런 새로운 의미가 부여돼야 한다.

그 것은 새로운 시대를 맞는 모두의 의식전환이며 우리네 삶의 방식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지금 여기저기에서 이처럼 어려운 추석은 처음이라는 한숨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때 일수록 모두가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생각해야 한다.

그 자체가 우리 삶의 방식을 바꿔나가는 첫걸음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생각을 달리하면 세상이 보인다.

오늘부터 사흘간 일상의 아픔과 피로를 모두 녹여 버리고 새 출발을 다짐한다면 이번 추석 연휴는 정말 뜻 깊은 명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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