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이 소득격차의 양극화(兩極化)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실시한 ‘3분기 제주지역 소비자동향조사(CSI)' 결과는 ’버는 집은 계속 더 벌고, 못 버는 집은 더욱 더 못 버는‘ 소득 불평등이 극도로 깊어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향후 6개월 동안의 생활형편전망 CSI를 보면, 월 소득 200~300만원, 300만원 이상 등 고소득층은 각각 107, 101로 기준치(100)를 넘어 전월보다 상승했으나 저소득층은 오히려 전분기보다 떨어져 생활형편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제주사회의 분배구조가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음을 말한다.
돌이켜보면 이 같은 현상이 외환위기(IMF) 극복과정에서 경쟁과 효율만을 절대가치로 내세운 신자유주의자들의 구조개혁 프로그램의 결과일 수도 있다.
구조조정-비용절감-경제성장-빈곤해결 이라는 도식이 들어맞기는커녕 오히려 빈곤문제를 더욱 악화시켜 서구와 유사한 만성적인 빈곤구조가 고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사회에서 중산층이 몰락하고 빈부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달갑지 않은 현상을 뒷받침하는 통계적 증거는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그 같은 빈부격차와 분배구조가 계층간의 위화감을 증폭시켜 우리사회를 내부에서부터 붕괴시킬 우려도 없지 않다.
또 이 문제가 필연적으로 사회경제적 갈등을 야기하고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는 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따라서 경기를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늘리는 게 해결의 요체다.
성장이냐 분배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투자와 내수경기가 살아나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정책방향이 여기에 맞춰져야 함은 물론이다.
우선 탈출 불가능한 ‘절망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미국의 경제학자 프리드먼은 “미국이 망하면 그 것은 인종문제가 아니라 분배구조로 인한 계층간의 갈등이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도 여기에서 예외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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