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는 ‘실망’ 그 자체다.
일부 호평이 없지는 않았지만, 정책국감. 민생국감. 대안국감이란 평을 받기엔 수준 미달이었다는 게 국감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라 한다.
사실 이번 국감에 기대가 컸다.
지금 제주에는 제주특별자치도 추진과 행정구조 개편 주민투표 후속조치, 도민 갈등과 반목 치유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정치권에서 모색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믿었다.
이번 국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기대는 ‘역시나’ 로 끝났다.
앞으로 국회에서 특별자치도와 행정구조 개편 문제 등을 직접 다루게 될 행정자치위의 제주도에 대한 국감이 그 대표적인 실례다.
통과 의례적이고 원론적인 수준의 질의응답으로 일관했다.
사전질의를 감사장에선 아예 언급 않기 일쑤고, 중요 사안은 서면답변으로 가름했다.
그러다보니 심층적인 문제제기나 대안제시가 있을 리 없었다.
촉구와 조언 등만 무성한 맥이 빠진 ‘맹탕 감사’였던 것이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국감을 앞두고 400여 건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피감기관 직원들은 긴장, 10여일 전부터 밤샘을 하면서 답변 자료를 만든 결과가 이러니 직원들의 수고가 너무나 안쓰럽다.
무엇보다 의원들은 무리한 자료요구부터 자제해야 한다.
오죽했으면 지난해의 경우 도청 고위 공무원이 쓰러졌겠는가.
일상의 공무가 모두 뒷전인 채 파행이 빚어지는 상황을 방치할 수는 없다.
국회는 국감이 지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실망만 안겨주는 국감은 굳이 계속할 필요가 없다.
다만 과거와 같이 욕설이나 윽박지르기 등 의원들의 고압적이고도 권위주의적인 자세가 많이 개선됐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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