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는 집을 지을 때도 소나무로 지었고 배도 소나무로 만들었으며, 자기를 구을 때도소금을 만들 때도 장작을 소나무로 썼다.
이런 민족의 소나무가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민둥산 언덕에 자라나면서 이 섬을 다시 푸르게 하고 있다.
14년 동안 이 소나무들을 키우고 지킨 정책의지의 승리다.
1991년 ‘마라도를 푸르게’사업을 시작한 제주일보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커다랗게 자란 소나무들을 보며 기쁘기 한량없다.
지금 마라도에는 14년 전에 심은 소나무들이 높이 2m이상 울창하게 자라났다.
최근 이 지역을 돌아보니 이 소나무들이 과거 밋밋했던 마라도의 풍경을 변화시켜 주변 경관을 한층 돋보이게 하고 있다.
앞으로 이 소나무들이 거목(巨木)으로 성장해 이 섬을 지키는 건강한 자연의 허파가 되고 이 섬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온갖 번뇌를 삭여주는 깊숙한 가슴이 되길 기대한다.
마라도는 원래 이렇게 민둥산이 아니라 수목이 울창한 섬이었다.
큰 나무들을 베어다가 배를 만들고 땔감으로도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섬이 민둥산으로 황폐화 된 것은 무분별한 벌목과 개발 때문이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최근 이 섬이 다시 과거의 과오를 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들기 때문이다.
곳곳에 들어서는 자장면 집이며 횟집, 숙식업소들로 인해 이 섬은 더 이상 조용한 섬이 아니다.
더욱 큰 문제는 어떻게 저런 건축허가가 나갈 수 있느냐 할 정도로 마치 무슨 시장판 같이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남제주군에서는 숙박시설 등을 더 개발해 이 섬을 이탈리아의 카프리섬과 같은 유적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하는데 말장난은 그만하기 바란다.
현재 돌아가는 꼴을 보니 앞날이 훤하다.
정신을 차려서 이 작은 섬의 앞날을 걱정해야할 것이다.
자연을 보전하는 일이야말로 ‘마라도를 푸르게’사업의 취지를 이어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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