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를 푸르게’와 섬 개발
‘마라도를 푸르게’와 섬 개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마치 철갑을 두른 듯 무성한 남산위의 저 소나무는 바람과 서리에도 끄떡없는 것이 우리의 기상과 같다고 국가(國歌)는 소나무를 예찬한다.

과거 우리는 집을 지을 때도 소나무로 지었고 배도 소나무로 만들었으며, 자기를 구을 때도소금을 만들 때도 장작을 소나무로 썼다.

이런 민족의 소나무가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민둥산 언덕에 자라나면서 이 섬을 다시 푸르게 하고 있다.

14년 동안 이 소나무들을 키우고 지킨 정책의지의 승리다.

1991년 ‘마라도를 푸르게’사업을 시작한 제주일보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커다랗게 자란 소나무들을 보며 기쁘기 한량없다.

지금 마라도에는 14년 전에 심은 소나무들이 높이 2m이상 울창하게 자라났다.

최근 이 지역을 돌아보니 이 소나무들이 과거 밋밋했던 마라도의 풍경을 변화시켜 주변 경관을 한층 돋보이게 하고 있다.

앞으로 이 소나무들이 거목(巨木)으로 성장해 이 섬을 지키는 건강한 자연의 허파가 되고 이 섬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온갖 번뇌를 삭여주는 깊숙한 가슴이 되길 기대한다.

마라도는 원래 이렇게 민둥산이 아니라 수목이 울창한 섬이었다.

큰 나무들을 베어다가 배를 만들고 땔감으로도 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섬이 민둥산으로 황폐화 된 것은 무분별한 벌목과 개발 때문이었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최근 이 섬이 다시 과거의 과오를 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들기 때문이다.

곳곳에 들어서는 자장면 집이며 횟집, 숙식업소들로 인해 이 섬은 더 이상 조용한 섬이 아니다.

더욱 큰 문제는 어떻게 저런 건축허가가 나갈 수 있느냐 할 정도로 마치 무슨 시장판 같이 무분별하게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남제주군에서는 숙박시설 등을 더 개발해 이 섬을 이탈리아의 카프리섬과 같은 유적관광지로 개발하겠다고 하는데 말장난은 그만하기 바란다.

현재 돌아가는 꼴을 보니 앞날이 훤하다.

정신을 차려서 이 작은 섬의 앞날을 걱정해야할 것이다.

자연을 보전하는 일이야말로 ‘마라도를 푸르게’사업의 취지를 이어가는 길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제주일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