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노년자살’이 늘어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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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이상 ‘노년자살’이 많아졌다는 제주지방경찰청의 집계 결과는 선진복지사회를 꿈꾸는 제주사회의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부실한지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도민들이 2, 3일에 평균 1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으며 그 가운데 60세 이상 ‘노년자살’이 가장 많다고 하니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 평화의 섬, 건강도시임을 자부하기가 민망할 노릇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노년자살’ 비율이 해마다 급속히 증가해 타 연령층에 비해 가장 많다는 사실이다.

60세 이상 노년자살 비율은 2003년에 전체 자살자 178명 중 41명으로 23%였던 것이 2004년에는 102명중 25명으로 24.5%를, 올해 들어서는 83명 중 24명으로 28.9%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인복지 인프라가 허약하기 이를 데 없어 질병과 외로움에 시달리다 끝내 자살이라는 극단의 선택을 하는 노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고 있다.

지난 40년간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25년이 늘어나 곧 80세에 이른다.

하지만 직장에 다닐 수 있는 나이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벌어 놓은 것도 없을뿐더러 자식들의 봉양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시대다.

하루하루 연명을 걱정해야하는 노인들에게 은퇴 후 남은 20~30년은 길고 긴 세월이다.

최근 들어 노인들의 자살이 급증하는 것은 그만큼 늘어난 삶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대의 노인들은 누구인가.

일제와 광복, 4.3, 6.25를 거쳐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온갖 고통과 역경을 극복한 세대다.

부모에게 효(孝)를 다했던 세대이자 자식들로부터 효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최초의 세대이기도 하다.

따라서 ‘노년자살’의 문제는 단순히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할 것이 아니다.

이들은 우리사회를 이만큼이나 성장, 유지시켜온 세대임을 인식해야 한다.

최소한 품위 있는 노후는 우리사회가 그들에게 마땅히 돌려주어야할 대가이기도 하다.

‘노년자살’을 방치하고는 건강한 사회를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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