下貴 ‘귀리 겉보리 ...’ 大賞의 의미
下貴 ‘귀리 겉보리 ...’ 大賞의 의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제46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제주대표로 참가한 북제주군 애월읍 하귀(下貴) 2리 민속보존회의 ‘귀리 겉보리 농사일소리’가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은 이 팀이 15년 만에 도민들에게 대상을 안겨주었다는 사실이 아니라, 제주대표로 출전하기까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면서 흘린 눈물과 땀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는 그간의 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 대상은 더욱 값지고 아름다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북제주군 관계자를 비롯한 하귀 2리 민속보존회에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이 대상이 도내 민속예술인들의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전도민의 관심과 참여를 유발하는 하나의 ‘문화적 사건’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단단한 각오와 다짐이 있어야겠다.

귀리 겉보리 농사일소리는 제주도의 보리농사 과정과 그에 따르는 노래와 놀이를 중심으로 애월지역의 농사일소리를 결합시켜 구성한 작품이다.

이 때문에 이 작품은 제주 고유의 정서와 혼이 한데 녹아있는 전통 민요다.

그동안 이런 전통 민요는 거의 무관심 지역에 방치돼 왔다.

비록 일부 민속예술인들 사이에서 관심을 끈 적도 있었지만, 전통 민요의 공연장은 언제나 쓸쓸하고 민속예술인의 사회적 대접은 야박하기만 했다.

민속예술인들은 이 차가운 현실을 다시 한번 상기하고, 이번 대상을 기회로 전통 민요가 우리 제주인들의 원초적 정서를 가장 생명력 있게 표현한 개성 넘치는 가락임을 설득력 있게 실증해야할 것이다.

황무지나 다름없는 공연환경을 개선하고, 청중들의 현대화된 감성에 접근하는 새로운 문화상품을 생산해내야 할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용자인 도민 자신들의 전통 민요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흔히 21세기는 문화경쟁의 시대라고 한다.

국경 없는 시대의 무한경쟁 속에서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보편 문화의 공유 못지않게 문화의 독자성을 확보하는 일이 보다 중요한 과제다.

그런 점에서 잊혀져가는 전통 민요를 발굴 복원 전승하는 일은 어느 때보다 시급한 중요시책으로 인식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제주일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