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 가서 고기 잡으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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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성공하려면 우선 '기업하기 좋은 곳'이 돼야 한다는 점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

국내외 투자자들이 말하는 '기업하기 좋은 곳'이 되기 위한 여건은 대체로 세 가지다.

우선 각종 규제와 제약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현행 법인세율 25%(지방세 포함하면 29.5%)를 대폭 내려야 한다고 말한다.

세 번째는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유능한 인력들이 필요하다고 한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많이 들었던 것들이다.

그 중에 법인세 문제는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실제적인 제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무총리실이 제주도가 제출한 특별자치도 기본계획안의 '법인세율 인하(13%)'조항을 제외시킨 것은 정부가 특별자치 운운하는 것이 숲에 가서 고기를 잡는 것과 같이 허황된 일임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도대체 정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목적으로 그동안 '연방제에 버금가는 특별자치도'니 동북아 운운 해왔는지 모를 일이다.

이런 법인세를 그대로 두고 무슨 투자유치를 하고 국제자유도시를 한단 말인가.

현행 우리 법인세는 홍콩(16%)보다 두배 가까이 높으며 대만, 싱가포르보다도 훨씬 높다.

더욱이 이 순간에도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세계 각국이 법인세 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다.

법인세 인하로 외국기업 유치에 성공해 경제를 살린 아일랜드가 16%의 법인세율을 12.5%로 다시 인하하겠다고 나서는 이유를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투자 유치 여건이 최소한 다른 나라 경쟁도시와 비슷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그동안 국방.외교를 제외한 파격적인 자치권을 제주도에 부여하겠다고 말해 왔다.

그 말, 말, 말들은 제주도민의 기초 자치를 앗아가기 위한 사탕발림이었단 말인가.

제주도당국은 특별자치도의 명운을 걸고 이 문제를 강력하게 따지고 요구해야 한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구호로서 특별자치도가 아니라 경제적 실체로서 특별자치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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