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훈, 부생종, 김일준, 고수선, 이윤평, 방동화, 고종건 등 이들 7위의 선열(先烈) 애국지사들은 의병항쟁, 농민조합운동, 법정사 항쟁, 함덕 애도비사건 등으로 널리 알려진 우리 독립운동사의 제주 원로들이다.
이들이 광복 60년이 되도록 그 유해를 국립묘지에 모시지 못했던 사실에 대해 도민들은 깊은 자괴감을 금치 못한다.
뒤늦게나마 이들 선열 애국지사들의 묘소가 국립묘지로 옮겨지게 된 것은 광복회제주도지부가 지난해 3월부터 추진해온 ‘순국선열 애국지사 국립묘지 이전사업’이 맺은 결실이다.
도내에는 아직도 애국지사의 묘 70~80기가 이곳저곳에 산재해 있다고 한다.
그 유가족과 후손들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조상들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도록 대지 확보 등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말한다.
참으로 민망한 일이다.
애국지사의 후손들이 자신들의 조상묘소를 국립묘지로 이장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모습이 민망하다는 뜻이 아니다.
순수한 애국의 뜻으로 독립과 구국대열에 참가했던 애국지사 후손들에게 이런 요구를 하도록 만들고 있는 우리사회와 정치의 모습이 민망하다.
순국선열의 묘소를 국립묘지로 이장하는 것은 보상의 성격이 아니다.
국립묘지로의 이장은 진정한 감사의 뜻을 담은 예우의 의미를 갖는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일제의 식민지 강점에서 고초와 위난을 감수했던 선열들의 노고를 잊고 산다면 그 것은 문화민족의 자존의식의 포기나 다름없다.
이번 선열들의 묘소를 국립묘지로 이장함은 그동안 소홀했던 애국지사들에 대한 새로운 각성을 불러일으키는 시작이 돼야 한다.
그 분들의 뜻이 무엇인가를 헤아리고 이를 오늘의 민족적 과제를 풀어나가는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세계 어느 민족이고 존망의 수난은 겪게 마련이며 선구적인 애국지사들과 이들을 따르는 국민들에 의해 극복해 나간다.
그리고 이들 선구자들을 떠받들고 도약을 기하는 것이 역사의 순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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