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경우 우선 수입 감귤에 144% 관세를 매겨 보호해온 감귤농가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도내 연간 조수익 1294억원에 이르는 감자생산 농가와 1032억원을 올리는 마늘농가의 경우에는 감당키 어려운 폭풍이 몰아칠 것이 확실하다는 데 있다.
그동안 수입 감자에는 304%, 수입 마늘에는 360%의 고관세를 부과해왔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이번 협상에서 관세 상한을 75%와 100%를 제시하고 있고, 인도 브라질 등 농산물수출 개발도상국 그룹(G20)은 선진국 100%, 개도국 150%를 제안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농산물수입국 그룹(G10)이 이런 관세 상한에 반대하고 있지만 대세에 밀리는 형국이라고 한다.
이런 추세로 관세 상한이 설정되면 그 자체로 우리 제주농업은 또다시 큰 홍역을 치를 게 틀림없다.
물론 아직 세부적인 부분들에서 협상 그룹 간 이견차가 많이 남아 있어 협상 타결이 여전히 불투명한 측면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WTO 회원국들이 오는 12월 홍콩 WTO 각료회의에서는 타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공유하고 있다는 분석이고 보면, 관세 상한이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협상주도세력인 미국과 EU가 중간수준에서 서로 타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역시 그렇다.
정부가 이로 인한 농민피해와 정치. 사회적 파장을 줄이기 위해 개발도상국 대우를 받기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러나 설사 이번에 개도국 대우를 받는데 성공한다 해도 언제까지 이런 상태를 지속할 수는 없는 일이고 보면, 제주도 농정당국과 농업계는 제주농업의 경쟁력 강화대책을 서둘러야 옳다.
벌써부터 ‘패배의식’에 사로 잡혀서는 곤란하다.
규모의 이점을 살리고 효율성이 높은 구조로 전환할 경우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
예를 들어 일본과의 FTA가 성사되면 제주농업은 유리한 입장에 설 수도 있다.
농정당국과 농민이 함께 하는 농정혁신이 시급한 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제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