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잘못의 되풀이는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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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잘못의 되풀이는 죄악이다.
며칠 전 수능시험이 끝났다.
제주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의 고교와 수험생, 수많은 학부모들은 지금 허탈감에 빠져 있다.

재수생들은 강세를 보인 반면 재학생들은 지난해에 비해 10~20점까지 점수가 내려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

고3 수험생이나 학교, 학부모 모두 정신적 공황에 빠져 있다.
지난해 수능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수능도 어렵게 출제돼 말 그대로 이해찬 1세대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제는 이해찬 2세대가 그 전철을 밟고 있다.
지난해 실패한 입시정책이 올해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입시정책이 실패를 했다면 한 번 정도는 시행착오라 생각할 수 있다.

허나 잘못된 입시정책을 또다시 되풀이한다면 이는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르는 것이다.

지난해 수능시험이 잘못됐다면 응당 당국자들은 입시제도를 수정.보완해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

그러함에도 정부는 무책임한 정책 수행으로 올해 또다시 수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수능 성적을 비관한 꽃다운 수험생이 지난해 목숨을 끊었는데 올해도 한 재수생이 자살을 했다.

교육당국은 과연 이들에게 어떻게 사죄할 것이란 말인가.
국민의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사교육비를 경감해 국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수험생들을 입시지옥에서 벗어나도록 한다는 차원에서 성적 위주의 입시제도를 대폭 완화하는 교육개혁을 단행했다.

기본적인 수학능력만 갖추거나 특정 부분에 뛰어난 재능이 있으면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결과는 그 정반대다.
2000년에 시행된 수능시험은 교육당국의 이러한 방침을 충실히 반영했다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시험이 너무 쉽게 출제돼 학생들의 변별력이 떨어졌다”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됐다” 등등의 여론 질타를 받자 당국은 슬그머니 지난해 수능에서는 전년보다 평균 60점 가까이 떨어지도록 어렵게 출제했다.

결국 당국의 교육정책을 철썩 같이 믿은 이해찬 1세대와 학부모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당한 셈이다.

올해 수능도 지난해보다 평균 2~3점이 하락할 정도로 어렵게 출제됐다.
수험생, 학부모, 학교 모두를 극도의 불안속으로 또다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이민을 간다” “유학을 간다” 등등 지난해 열병처럼 번졌던 교육당국에 대한 불신이 되풀이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에 수십만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해마다 고통을 받고 있다.

“2001학년도 수능은 너무 쉽고 지난해 수능은 너무 어렵게 출제되는 등 난이도가 오락가락해 혼란스럽다” “쉽든지 어렵든지 난이도 수준이 일정했으면 좋겠다” 한 삼수생이 내뱉은 고통스런 독백이다.

성적 위주의 비인간적인 입시시스템이 반복되고 있다.
“오후 4시께 학교가 끝나면 학원버스를 타고 영어 과외를 받으러 간다.
그것이 끝나면 수학 과외, 피아노 과외, 미술학원 등등 학교 공부 외에 5~6개의 과외를 받고 나서 밤 10시가 넘어서 집으로 돌아온다.”

하루종일 혹독한 공부에 매달려 파김치가 된 초등학교 5, 6학년 우리 자녀들의 현주소다.

언제까지 성적 위주의 비인간적인 입시시스템이 반복돼야 하는가.
연말 대선을 앞두고 대선주자들이 이구동성으로 교육부 개혁을 공언하고 있다.

하루빨리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입시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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