空虛한 ‘영상산업의 메카’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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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제주군 애월읍 천아오름 인근 마을 공동목장에서 촬영이 한창인 한국 최초의 경마영화 ‘각설탕’ 제작사는 최근 황당함을 겪었다.

내용인 즉, 제2산록도로에서 촬영 세트장까지 장비 이동 등이 편리하도록 제주도에 목장 진입도로 확장 문제를 놓고 협조를 구했던 모양이다.

당초에 도는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한다.

하지만 담당 실무자가 바뀌면서 차일피일 미뤄지게 되자, 스케줄이 빡빡한 제작사는 자체 자금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제작사는 도심촬영 장면을 부산에서 검토했을 정도로 강한 불만을 터트렸다 한다.

결국 당국의 지원은 빈말이 됐다.

비단 이 사례만이 아니다.

최근 모 케이블TV는 행정기관의 비협조로 제주촬영을 전격 취소하기도 했다.

재정지원은 고사하고 촬영에 따른 인.허가 절차가 너무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영상물 관계자들 사이에선 공공연히 나도는 말이 있다.

천혜의 자연조건만 아니라면 행.재정적 지원에 적극적인 부산. 전주. 춘천 등으로 발길을 돌리고 싶다는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에 까지 이르게 됐는지, 한심하다.

그동안 당국이 자신했던 ‘영상산업의 메카’ 육성은 허장성세였음이 드러났다.

이는 2003년 말에 출범한 제주영상위원회의 미미한 활동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21세기 제주영상문화를 이끌 영상위는 고작 로케이션 섭외 지원 활동 등에 그칠 뿐이다.

당국의 예산지원이 쥐꼬리만한데다, 권한 자체도 매우 미약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주영상미디어센터 건립은 예산 20억원을 확보하고도 진척이 없다.

한마디로 도 당국의 의지가 너무 부족한데서 비롯된다.

이러고선 ‘황금 알을 낳는다’는 영상산업 육성은 공허(空虛)할 뿐이다.

당국은 현 실태에 대해 냉철한 자가비판부터 해야 한다.

부산은 국제영화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아시아권 제1의 영상도시로 굳혔다.

그런데 왜 국제자유도시 제주는 안 되는지 우리의 현실이 너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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