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행위(커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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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시험을 볼 때 소위 '커닝'이라는 부정행위를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휴대폰이니 하는 전자기기가 없을 당시에는 시험에 나올만한 공식을 책상위에 적어 놓거나 깨알같은 글씨로 시험에 출제될 만한 내용을 메모지에 적어 몰래 보거나 공부 잘하는 학생의 답안지를 훔쳐보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부정행위을 하곤 했던 기억들이 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커닝이라는 것이 죄를 짓는 부정행위라기 보다는 시험성적이 나쁘면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혼이 나기 때문에 일순간 그것을 모면하기 위한 생각에서 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0시험에서의 부정행위를 우리는 흔히 커닝이라고 말한다. 커닝이라는 말이 시험에서의 부정행위로 어떻게 쓰여지게 됐는지는 정확히 알수는 없으나 커닝(cunning)이라는 말은 우리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로 소위 콩글리쉬(konglish.한국식의 잘못된 영어표현)의 대표적인 말이다. 커닝은 교활, 간사, 교묘를 뜻하지만 시험에서의 부정행위로 쓰이지는 않는다고 한다. 올바른 영어로는 치팅(cheating)이 맞는 말이라고 한다.

0용어야 어쨌든 시험에서의 부정행위가 결코 좋은 일은 아니다. 특히나 이러한 행위가 지능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면 이는 곧 범죄행위일 수밖에 없다.

어느 광고의 카피 내용 가운데 '과학은 진보합니다'라는 말 처럼 커닝도 과학의 발전과 함께 진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해 11월17일 치러진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때 발생한 대규모 수능 부정시험 사건이 바로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처음으로 부정행위 사실이 적발된 광주에서는 159명의 수험생이 수능일 몇 달 전부터 성적을 올리기 위해 뚜껑을 열지 않아도 수신이 가능한 '바(bar)'형 휴대폰을 구입해 시험당일 몰래 가지고 들어가 답을 수신하는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전국적 규모로 확대되는 등 우리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왔었다.

이에 교육부는 최근 경찰청과 교육과정 평가원 등 관계기관과 회의를 갖고 부정행위 유형을 정리해 각 시.도교육청을 통해 시험 감독관들에게 알리고 사례별 대책을 마련해 철저한 시험감독을 하도록 했다. 또 시험장에 휴대폰 등을 몰래 갖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단속도 벌이기로 했다고 한다.

현행 교육제도 하에서는 시험 성적이 대학입학을 좌우하기 때문에 이런 부정행위가 재발할 개연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남을 속이고 자신을 속여서 무엇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자신의 삶에 가치가 있는 것인지 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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