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이 오름 제초제 살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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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저녁 MBC TV 뉴우스에서 백악이 오름이 초지조성하기 위해서 제초제를 살포하므로 중요한 야초자원이 사라져 갈 위기에 처해 환경단체가 이 오름에 초지조성용으로 제초제 살포를 반대한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야초자원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볼 때 특히 근래 무차별 개발로 야초자원이 크게 손실되고 있어 환경단체 주장은 매우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보전되는 자연이나 자원도 필요시 개발을 조심스럽게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제주도의 초지를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초지는 초식가축의 조사료 자원이며 부차적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므로 관광자원이고 경작지에 비해 토양유실을 막을 수 있다. 또한 화본과 목초는 수염뿌리 식물이고 잎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축분뇨 이용에도 적합하다. 제주 중산간 지대는 토양이 다소 척박하지만 온난한 기후와 완만한 경사가 타 지역에 비해 야초지 형성을 쉽게 했고 따라서 과거부터 우리나라 말 사육의 중심지였고 감귤이 제주지역 주작목이 되기 전까지는 축산 중심지이기도 했었다. 지금도 전국 관리초지 면적의 36% 정도를 제주도가 점유하고 있어 초식가축 생산지로서 적합함을 말해주고 있다.

과거에는 재래 야초가 초식가축에 이용되었으나 건물수량이 개량목초에 비해 1/3정도에 불과하여 성력화를 위한 다두사육형태에서는 질과 양이 우수한 목초를 도입, 파종해야 하게 되었다. 제주도의 초지 개량은 1966년 700ha로부터 시작하여 1990년 26,340ha까지 증가되었고 그 가운데 불실화된 초지를 제외하고 관리가 비교적 잘 되고 있는 초지는 1994년 22,996ha이던 것이 2005년 현재 18,800ha까지 감소되었으며 타지인 소유면적을 빼면 보다 더 적은 면적이 될 것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제주도 개량초지는 없어지고 수입 농후사료와 수입 조사료에 의존하는 축산을 하게 될 것이다.

초지개량을 위해서 과거에는 경운방법으로 하였으나 비용도 많이 들고 토양유실도 심하여 근래에 경운하지 않고 목초를 파종하는 불경운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때 야초와 목초 간에 경쟁을 없애기 위해 화입을 하거나 제초제를 사용하는 데 화입은 화재 위험이 있고 야초가 다시 살아나서 목초 유식물과 경쟁하기 때문에 초지개량 효과가 크지 못하다. 지금 문제가 되는 제초제 살포로 야초를 죽인 후 목초를 파종하면 경운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져와 농가가 선호하고 있다. 이런 방법은 경운 보다 초지조성 비용을 줄이며 토양유실을 크게 경감시키기 때문에 환경 보전에도 도움이 되지만 기존 야초를 살리게 할 수는 없다. 어떤 방법으로 초지를 개량해도 목초가 파종된 후 비옥한 조건에서 야초를 사라지게 하는 과정은 피할 수 가 없다. 앞으로 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개량효과 면에서 제초제를 이용한 초지개량이 아직까지는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야초를 포함한 중요 식물자원을 보전하면서 제초제를 사용해도 되는 초지개량방안은 무엇일까? 야초지를 단초형 방목지, 장초형 채초지, 관목형 야초지나 오름, 또는 과거 잣성 지대를 몇 곳 공원지대로 선정하여 관광지로 만들어 야초 자원 보전연구를 하며 개발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다. 초지를 개량하는 목장도 목구경계 또는 토양유실 방지를 위해 유실수 또는 경제 수종을 심어 경관을 아름답게 하고 휴양지로서의 역할도 하며 목재생산이나 유실수 열매생산으로 부수입을 얻도록 시도해 볼만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1차 산업 종사자들의 후계자들에게 일정한 교육과정 등 충분한 자격을 갖추면 상속세 혜택을 주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다. 초지는 초식가축의 조사료 자원이면서 제주를 아름다운 경관과 깨끗한 환경을 지키게 하므로 모든 이들이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 교수 김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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