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실적 부풀리기만이 능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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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까지 제주지역 수출실적은 2억9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9% 증가했다. 제주도가 발표한 통계다. 하지만 한국무역협회의 실적은 7760만 달러로 제주도 집계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같은 제각각인 통계 수치를 놓고 수출 실적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도가 해외나 타 지방에서 생산되는 공산품을 비롯, 외국인면세점 판매 실적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한국무역협회는 국가와 국가 간의 직접적인 수출만을 통계로 잡았다.

결과만을 놓고 볼때 전형적인 수출 실적 부풀리기라는 지적과 함께 신뢰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손유원 의원(한나라당·조천읍)의 지적대로 도내 2곳의 외국인면세점의 판매실적은 전체 공산품 수출의 40%에 육박하고 있다니 ‘수출 1조원 달성’이라는 취지가 무색하다.

제주도정은 지난해 7월 1일 ‘수출 제주 원년의 날’로 선포하면서 수출에 대한 강한 실천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짧은 기간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출업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수출현장에서 가시적인 성과에만 집착한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때다. 수출실적 부풀리기는 조급성과 성과주의가 낳은 결과다. 묵묵히 현장에서 뛰는 수출기업이나 수출 유관기관을 호도하는 경제적 지표가 아닐 수 없다.

무리가 따르는 품목으로 통계를 잡는 수출실적쌓기에서 이젠 달라져야 한다. 수출실적을 증명하기 위해선 대외 무역법에서 인정하는 수출이 이뤄져야 한다. 관세청의 수출입 자료도 필수다. 그동안 외국인면세점 물품 등을 관행상 수출실적에 포함했다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야 한다. 수출 실적 통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아도 도내 수출업체들의 채산성은 좋아지고 있지만 지원정책은 뒷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수출 1조원’시대의 뒷심은 부풀리기 실적이 아니라 시장정보와 마케팅 제고를 위한 지원정책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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