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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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을 측정하는 척도는 매우 모호하다.

요즘 ‘중산층이 사라지고 있다’고 하는 데, 과연 이 중산층이 얼마나 있었다가 줄었는지에 대한 객관적 자료는 없다.

흔히들 중산층하면 그가 소유한 재산이나 소득정도로 따지는 것 같다.

그러나 중산층의 개념은 훨씬 더 복잡하다.

물론 재산과 소득도 중산층의 조건 중 하나다.

그러나 서양에서 중산층은 재산. 소득 이외에 문화개념과 정신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프랑스의 복지정책 중 하나인 ‘카르테 드비(삶의 質)’는 바로 중산층의 기준을 말한다.

그 것을 보면 ①외국어 하나를 할 수 있을 것 ②스포츠 하나를 즐길 수 있을 것 ③악기 하나를 다룰 수 있을 것 ④남의 집과 다른 요리 솜씨 하나를 갖고 있을 것 ⑤공분(公憤)에 의연히 참여할 것 등을 적시하고 있다.

문화적, 정신적 조건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공분’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공중(公衆)의 분노에 함께 참여한다는 의미다.

▲영국의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중산층의 조건도 역시 정신적 조건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①페어플레이를 할 것 ②자신의 주장에 떳떳할 것 ③나만이... 하는 독선을 부리지 말 것 ④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강할 것 ⑤불의. 부정. 불법에 의연할 것 등이다.

우리나라도 조선시대 중엽까지는 이와 비슷한 중산층의 개념이 있었다.

먹고 살 두어 이랑 전답 등 재산의 조건과 몇 가지 책, 거문고, 차를 달일 화로 그리고 봄날 가을날에 산수를 찾아나 갈 나귀 한 마리면 족하다고 했다.

▲여기에 절대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의리를 지키고 도의를 어기지 않으며, 지역사회나 나라의 어려운 일에 바른 말을 하고 사는 떳떳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전통적 중산층의 개념은 이처럼 문화적 정신적 개념이 강했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 중산층, 중산층 하는 말을 들어보면 월 소득이 얼마에서 얼마이고 아파트 평수가 몇 평이고 하고 있으니 참 한심스럽다.

공분을 느낄 줄도 모르고 불의와 부정과 불법에 의연하지 못하며 자신의 주장을 떳떳이 펴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중산층을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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