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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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안녕히 계세요… 매일 맞던 시절을 끝내는 대신 가족들을 볼 수가 없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그리고 제가 없다고 해서 슬퍼하시거나 저처럼 죽지 마세요. 우리 가족을 너무나 사랑하는 막내 000 올림”

최근 급우들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의 한 중학교 학생이 남긴 유서의 일부분이다. 그 내용을 읽다 보면 그 학생의 표현처럼 눈가에 눈물이 번져 차마 다 읽기조차 어렵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접한 그 충격적인 사연이 국민들의 가슴을 시리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 학생이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받은 시달림은 상상을 초월한다. 인터넷 게임과 숙제를 대신 해 주고, 옷과 용돈 바치기는 기본이었다. 가해 학생들은 툭하면 온몸에 멍이 들 정도로 폭행을 했고 심지어 물고문, 불고문까지 했다.

더 놀라운 것은 가해학생들은 마치 리모컨으로 조종하듯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피해 학생의 행동을 통제했다는 점이다. ‘잠을 자지 말고 따를 것’을 지시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뒷날 학교에서 폭행을 가하는 식이다. 경찰이 삭제된 문자메시지를 복원해보니 하루에 적게는 3~4건, 많게는 40~50건씩 그런 메시지 지시가 있었다고 한다. 피해 학생으로선 더 이상 도망갈 곳도, 숨을 곳도 없는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을 것이다.

이런 끔찍한 학교폭력이 우리 한국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데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이 여간 무겁지 않다. 그저 다른 지방의 어느 학교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학교폭력의 사례로 치부할 수 없다. 한 해 70~80건의 학교폭력이 신고되는 제주에서 그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교육당국이 이 사건을 계기로 매년 두 차례 학교폭력 피해 조사를 실시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숱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교내 폭력은 더 교묘하고 흉폭해지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학생 간 폭력이 있어선 안 된다. 그러한 규칙이 철저히 실천될 수 있도록 학교와 교육당국의 엄정한 대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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