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 자라는 모습 보면 더 기뻐...따뜻한 마음 키웠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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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탁가정 이정아씨 "재석이는 내 자식...행복한 가족"
▲ 이정아씨가 큰 아들 민기(뒷쪽)과 작은 아들 재석(가명)이와 함께 책을 읽고 있다.<고기철 기자>
새해를 맞을 때마다 소원을 빌고 희망을 이야기한다.

올해 임진년은 ‘흑룡의 해’. 더불어사는 이웃·지역사회와 함께 같은 길을 걸어가면서 소중한 꿈을 키우고 비상하는 한해가 된다면 더 없이 좋지 않을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고, 상대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보듬어주는 사람과 기업, 단체, 마을들의 아름다운 사연들이 울려퍼지기를 기대해본다.

올 한해 따뜻한 동행의 주인공들이 기다려진다. 제보=제주일보 사회부 740-6341. <편집자주>

“씩씩하게 뛰어노는 재석이(8·가명)와 민기(10)를 보면 너무 기뻐요.”

이정아씨(57·여·제주시)는 두 아들이 장난감 하나를 갖고 다투기도 하지만 금세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진다.

이씨가 늦둥이로 직접 낳은 민기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행복하지만 6년 넘게 위탁아동인 작은 아들 재석이가 건강하게 자라준 것도 고맙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달 30일 제주시 연동 소재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만난 두 아이들이 티 없이 맑은 눈망울로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모습은 한 가족의 친형제 그 자체였다.

이씨가 재석이를 아들로 맞은 것은 지난 2005년 9월. 미혼모인 친엄마가 재석이를 제대로 키울 형편이 못된다는 딱한 소식을 접하고 장기간 위탁하게 된 것.

당시 16개월이던 재석이는 건강이 좋지 않았고 장에도 문제가 있어 이씨가 밤잠을 설치며 1주일에도 몇 번씩 병원으로 달려가야 했다. 영양제도 많이 복용해야 했다.

이 때문에 재석이를 키우는 데 적지 않은 돈도 들어갔다.

하지만 이씨는 “배 아파서 낳은 아이만 내 아들이 아니다. (재석이도) 내 새끼다”라며 건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재석이는 별 탈 없이 자라주었고, 이젠 이씨가 밖에서 집안으로 돌아올때면 “엄~마!”하며 이씨의 품안에 안긴다.

이씨도 “아이가 품에 안길때 따뜻하게 보듬어주면 아이도 엄마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며 재석이의 포옹에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이씨는 요즘 여느 엄마처럼 초등학교 1학년생인 재석이의 공부에도 신경이 쓰인다. 혹시 학습수준이 뒤떨어지지 않을까 걱정도 가시지 않는다.

이 때문에 평소 집에서 책 읽기를 많이 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런데도 두 아들은 책을 한권 읽을 때마다 돈을 50원씩 달라고 하고 돼지저금통에 집어놓는다. 그리고는 연말이면 저금통을 뜯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재석이는 주위에 엄마가 둘이라고 말한다. 언젠가는 따뜻한 사랑으로 키워준 엄마(이씨)를 뒤로 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한 친엄마를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씨는 “재석이가 친엄마와 한 가정을 이룰 때까지 예쁘게 자라주면 더 없이 좋겠다”며 “사람은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간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따뜻한 마음을 키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비록 넉넉한 형편은 아니지만 어린 아이에 대한 사랑으로 재석이 외에도 미혼모와 저소득 맞벌이 가정 등 어린이 5명을 지속적으로 돌봐왔다.

한편 이씨는 이 처럼 위탁아동의 정서적 안정과 양육, 가정 형편이 어려운 지역 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돌봄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문의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 747-3273.

김재범 기자 kimjb@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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