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올해 제주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는 지구촌의 중요한 환경문제를 의제로 다룸으로써 인류의 미래를 책임지는 회의일 뿐 아니라 ‘세계 환경수도’를 지향하는 제주도가 그에 합당한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가를 검증할 수 있는 자리여서 주목된다.
제주일보는 동북아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총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집중 조명한다.<편집자 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개최하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환경회의다.
세계 각국의 환경 전문가들이 4년마다 한자리에 모여 자연보전,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등 지구의 환경문제 전반에 걸쳐 논의를 진행하고 그 해법을 국제사회에 공표하는 회의로, 그 영향력이 크고 광범위하다.
이 때문에 환경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오는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를 중심으로 열리는 제주 총회에는 세계 180개국의 1100여 정부기관과 NGO(비정부기구) 관계자 등 1만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자연의 회복(Resilience of Nature)’을 주제로, ‘자연+(nature+)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생물다양성 보전, 자연가치의 공유, 기후변화 대응, 녹색건강, 녹색성장, 가난과 여성 등 세부주제를 논의하게 된다.
이처럼 이번 제주총회는 지구적인 환경문제에 대한 최근의 연구 성과와 문제들에 대한 논의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로, 세계인의 환경 축제장이자 우리나라가 환경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무대로 여겨지면서 일찍부터 주목받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가들이 제주를 환경 보전과 경제 개발이 조화를 이룬 도시모델로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열리고 있는데다 제주의 향후 환경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번 총회가 단순하게 총회만을 위한 총회가 아니라 제주를 세계적인 환경보물섬으로 알려나가고, 이를 통해 발전의 계기로 삼기 위해 세계 환경수도 조성, 마이스(MICE)산업 발전, 생태관광의 허브, 도민 환경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도민이 체감하는 총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 눈길을 끈다.
실질적인 총회는 오는 9월 6일부터 15일까지 10일간 제주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개최되지만 총회 시작 전인 8월 16일부터 한 달 간 참가자, 도민, 관광객 등이 참여하는 300여 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들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제주의 참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거문오름의 세계자연유산센터, 돌문화공원, 설문대여성문화센터, 한라수목원, 저지예술마을, 서귀포자연휴양림, 민속자연사박물관, 해녀박물관, 서귀포감귤박물관, 서귀포평생학습교육센터, 성산포해양박물관 등 도내 11개 장소에서 분산 개최된다.
유네스코 3관왕이자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을 통해 인정받은 생태·문화·환경자산을 바탕으로 제주를 생태관광의 허브로 만들기 위한 인프라와 프로그램도 구축되고 있다.
128억원이 투입돼 도내 주요 생태문화탐방지에 외국어 안내 해설판과 안전시설 등을 설치하는 한편 제주 역사문화환경에 대한 스토리텔링과 모바일시스템 개발, 생태해설사 양성사업 등이 추진되고 있다.
환경올림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친환경 총회로 치르기 위한 준비도 한창이다.
총회장인 ICC제주에는 120억원이 투입돼 태양광발전시설, 에너지 절감시스템 도입 등 에너지 친화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친환경인증시스템 취득이 추진되고 있고, 전기자동차와 전기버스도 운영된다.
세계 최고의 IT기술을 응용해 인쇄물의 최소화, 즉 종이 없는 총회를 추구하고 있는 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총회에서 제주선언문 채택을 통해 세계 환경보전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하는 한편 제주를 세계인이 인정하는 세계환경수도로 만들어가는 초석을 다지기 위해 제주환경리더스포럼 창립, 세계환경대학원 추진 등도 계획하고 있다.
제주를 세계에 보여주기 위한 준비는 이처럼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참여와 실천을 통해 발휘할 수 있는 제주사회의 역량 결집이다.
세계자연보전총회는 규모와 중요성을 동시에 갖고 있는 행사여서 제주에 유치하는 과정부터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제주는 물론 국가차원에서 역량을 결집해 지속적인 유치 노력이 이뤄졌다.
친환경컨벤션시설, 교통 등 IUCN 사무국이 요구하는 14개 조건에 대한 충실도와 후보국의 개최능력, 경제적 지원, 환경보전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았다.
그 결과 세계 7대 휴양도시라고 불리는 멕시코의 칸쿤을 물리치고 동북아에서 최초로 총회를 유치하는 쾌거를 거뒀다.
당시 도민들이 100만인 서명운동 등을 통해 한마음이 됐던 것처럼 열정과 관심을 다시 한 번 모아 도민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 성공 개최를 위한 최대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