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찾는 천년(千年)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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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석 삼일경영연구원장/前관세청장
지난해는 제주와 도민에게 뜻 깊은 한 해였다. 지난 11월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 됐기 때문이다. 이로써 제주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 세계지질공원 인증,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에 이어 다시 한 번 귀중한 자연환경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이런 일련의 등재, 인증, 지정, 선정이 주는 의미는 제주가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만의 것이 아닌 세계의, 인류의 자연유산이 됐다는 것이다. 이런 제주를 향후 천년에 걸쳐 많은 사람이 찾는 제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제언을 한다.

먼저, 제주가 좀 더 깨끗이(more clean) 관리돼야 한다. 송악산 밑에 가면 일제 강점기 때 일본군이 만든 바다로 향한 동굴 포대가 있다. 필자는 동굴 포대 내부가 궁금해 하나하나 들어가 보려했다. 다행히 동굴 내부 출입이 금지돼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동굴 내부에 있는 쓰레기 더미를 보고는 이내 동굴 내부 탐방 계획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동굴 주변 오름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비스듬히 쓰러질 듯 겨우 세워져있는 안내 표지판과 마시고 버려진 페트병, 휴지들이 눈에 들어왔다. 14개 올레길을 다 돌아보마 하고 기대에 부풀어 첫 발을 내딛었던 1코스 올레길에서도 마찬가지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제주에 지어지는 건물, 시설물 같은 인공물은 세계 어느 곳, 육지 어느 곳의 것과 좀 더 달라야(more different)한다.

스위스 알프스 주변의 그림 같이 예쁜 마을들은 정부와 주민의 협조와 치밀한 계획 아래 만들어진다. 스위스 정부는 알프스 마을에 집을 지을 때 반드시 목재를 70% 이상 쓰게 한다. 주변 자연 경관과의 조화를 생각해 콘크리트 자재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집집마다 창문 난간을 아름다운 꽃들로 장식하게 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징금을 물린다. 그리스 지중해 연안 도시 산토리니에 있는 건물들은 지중해의 푸른 물빛과 아름다운 대비를 이루게 하기 위해 온통 흰색으로 칠해져있다. 눈부신 햇살을 받아 하얗게 빛나는 건물이며 낮은 눈높이의 담장, 꼬불꼬불한 골목들은 지중해 특유의 맑고 푸른 바다와 더불어 청과 백이 아름답게 대비를 이루는 풍광을 연출해 산토리니를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만들었다. 제주에 건물 등 인공물을 만들 때 인공물 하나하나를 제2의 관광자원으로 생각해 세계 어느 곳, 육지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형태와 색상으로 디자인하자.

끝으로 자연훼손을 좀 더 극소화(more minimize) 해야 한다. 요세미티는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국립공원이다. 이 공원에서는 나무가 쓰러져도 치우지 않고 산불이 나도 인위적인 게 아니면 끄지 않는다. 자연보전을 방문객 편의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인공시설물을 설치하지 않는다. ‘저팬 알프스’라 불리는 일본의 가미코지 국립공원은 단풍철에도 한적하기 이를 데 없다. 개인 차량 출입을 철저히 제한하고 저녁 7시 이후에는 출입을 통제해 공원을 자연과 동물들에게 되돌려준다. 방문객이 줄어도 이 방침을 고수한다. 제주는 어떤가?

한국의 자연유산을 넘어 세계 자연유산이 된 제주가 좀 더 깨끗이, 좀 더 다르게, 좀 더 온전히 관리되어 내외국인이 영원히 찾는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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