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王에게 부끄러운 어른들
토론王에게 부끄러운 어른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사실 그동안 우리사회를 지켜보면 허구한 날 일방적인 내 주장만 쏟아낼 뿐 토론다운 토론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이다.

토론이 없다보니 사회 현안을 조정 절충하고 결론을 내리는 도민의사 결정기능이 제 구실을 못해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경험이다.

걸핏하면 공청회가 파행으로 치닫곤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그제 폐막된 제6회 제주학생토론왕 선발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논리적으로 펼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은 우리사회의 내일을 약속하는 새로운 변화이며 신선한 자극이 아닐 수 없다.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이 대회는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내다보며 우리사회의 대안(代案)을 제시하는’ 새로운 지향의 토론문화를 키워나가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 대회는 1년 동안 전도 초. 중. 고교 전학생들이 모두 참가해 학급과 학교에서 뽑히고, 다시 지역에서 선발되어 예선. 본선에 진출하는 대규모 행사다.

올해 대회결과 학생들의 수준도 매우 향상되었다.

우리사회의 지도층이라는 사람들이 이 대회를 방청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토론문화를 배워야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지금 우리는 참으로 어려운 고비를 맞고 있다.

특별자치도를 둘러싼 도민사회의 분열은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지 모른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어떤 도정현안이 불거졌을 때 각기 의견을 달리하는 도민대표들이 미리 정해진 규칙에 따라 난상토론을 벌이고 그 결과 도민적 절충점과 대안 처리방안을 찾아 도정에 반영토록 해야 한다.

그 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기본 요체다.

그런데도 이건 뭔가.

대화와 토론은 말뿐이고 구태 그대로의 욕설과 삿대질, 단상점거와 공청회장 봉쇄로 패거리 싸움을 벌이는 통에 핵심과 본질은 뒷전에 떠내려가 버리고 ‘사과를 하느니 마느니’ 감정의 빈껍데기만 전면에서 치고받는 형국이 돼버렸다.

도대체 무슨 도정이 이런 판이고, 또 이런 사회가 다 있는가.

제주도는 이 시점에서 도민의사 수렴기능을 깊이 생각해주기 바란다.

토론왕대회 입상학생들에게 어른들이 부끄럽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일보
제주일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