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抗癌)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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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법전인 함무라비 법전에는 맥주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다.

“만약 맥주집 여인이 맥주 대금을 곡물로 받지 않고 은으로 받으려 한다거나 곡물의 분량에 비해 맥주의 분량을 적게 할 경우 그 여자를 벌하여 물 속에 처넣는다”(108조)

수메르인들의 왕인 함무라비가 제정한 이 법조문은 또 변조 맥주를 제조한 자는 술통에 빠뜨려 죽이거나 질식할 때까지 변조 맥주를 마시게 한다는 조항까지 있어 맥주제조를 엄격히 통제했다.

법조항을 보면 당시 맥주집은 반드시 여성이 경영했고 법조문에 넣을 만큼 대중적인 술이었음을 알 수 있다. 맥주의 기원 역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6000여 년전 메소포타미아(현재의 이란)에 살던 수메르인이 처음 마셨다. 여기다 기원전 3000년 경의 이집트에서는 맥주가 가장 대표적인 술이었다. 낮에 맥주를 몇 잔 걸치고 강의에 들어오는 학생들을 나무라거나 걱정하는 교사의 기록도 남아 있어 예나 지금이나 낮술에 대한 사회적 폐해는 컸던 모양이다.

▲이처럼 역사도 깊고 황홀한 음료인 맥주에 항암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과학자 프레드 스티븐스 박사가 맥주 원료 가운데 하나인 홉에 들어 있는 미량의 영양소 ‘잔토휴몰’이 강한 항암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외신들을 보도했다.

맥주에 향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홉의 성분인 ‘잔토휴몰’이 유방암, 결장암, 난소암,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것이다.

스티븐스 박사는 “잔토휴몰은 우리가 연구한 물질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항암 성분이며 사람이 이를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은 맥주를 마시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맥주를 언제, 얼마나 마셔야 하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도 얼마나 맥주를 마셔야 항암효과를 볼 수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맥주는 ‘액체 빵’이라고 하 듯 영양이 풍부한 술이다. 생맥주 한잔(500㎖)은 열량 190㎉로 반공기의 밥과 비슷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맥주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 무더운 여름날, 차가운 맥주 한잔의 유혹은 뿌리치기 힘들다.

계영배(戒盈杯)라는 잔이 있다. 글자 그대로 ‘가득 참(盈)을 경계하는(戒) 술잔(杯)’이라는 말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똑 바로 서 있다가 술이 가득 차면 스스로 기울어져 잔을 비워 버리는 신비의 잔이다. 맥주에 항암효과가 있다지만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는 교훈도 아울러 던져주는 계영배의 지혜 하나쯤 새겨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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