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외교를 통해 거둬들이는 수입은 짭짤하다.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이 타결될 경우 그 결과물은 당연히 이 전략을 구사한 쪽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북한 역시 숱한 협상을 통해 ‘챙길 것은 다 챙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그 협상 파트너인 우리나라 등은 ‘끌려 다니면서 내줄 것 다 내줬다’는 쓴 소리를 듣곤 했다.
<>전문가들은 협상에 임하는 전략으로 4가지를 권하고 있다. 그 첫째가 별도의 카드인 대안이다. 다른 기회가 존재한다는 것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협상 거부다. 때때로 협상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최선책일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협상이 깨지지 않는 범위내에서 타결을 지연시키는 등 시한을 활용해 상대의 애간장을 태우라고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확약을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내 목숨을 걸고...”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구속해 상대를 꼼짝할 수 없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 네가지 전략에서 벼랑외교는 대안을 뺀 나머지 전략을 끌어안고 있다.
벼랑외교는 그러나 위험하다. 상대의 불수용으로 협상은 결렬된다. 또한 무리한 요구로 비쳐질 경우 상대에게 강한 불신감을 준다. “대화할 상대가 아니”라고 소문을 낸다. 북한도 이러한 위험을 수없이 감수했고, 그 위험은 한반도의 위기상황으로 이어졌다.
<>제주도는 그동안 수차례 제주특별자치도 추진과 관련해 중앙정부와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특별자치도의 틀을 놓고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벌여 지금의 특별법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재정확보 등 미흡한 점이 상당한 것 같다. 이는 서로 똑같은 위치에서 협상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힘이 세고 제주는 세가 약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배짱전략을 구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쨌든 앞으로도 많은 협상이 예비 돼있다. 협상에선 벼랑외교식 배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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