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지속적 성장을 담보하려면 소비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은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원론적인 분석에 주목하는 것은 우리 제주경제가 전국보다 더 소비의존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내 총생산이 2003년도에 6조 2000억 원으로 이 가운데 최종 소비지출이 79.8%인 4조 9000억 원에 달한다.
전국 평균이 66.2%이니 제주경제의 소비의존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주는 수치다.
문제는 전반적인 상황이 단기간에 소비가 크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데 있다.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요인에 기인하는 듯 하다.
우선 성장률 저하와 저금리 등으로 소득증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여기에다 5만 명에 달하는 도내 신용불량자(금융채무 불이행자)로 인해 소비위축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경제적 요인 이외에 우리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급격한 노령화에 따라 노후대비를 위해 위기를 느낀 제주사람들이 평소에 ‘조냥’하는 전통적 정신이 되살아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즉, 최근의 제주지역 소비부진 현상이 경제적이고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문화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것이다.
이렇게 소비가 경기와 큰 상관없이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보면, 그 구조가 매우 주목되는 것이다.
결국 제주지역의 소비부진은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넓게 보면 소비주체들은 여건 변화에 상응한 합리적인 대응을 하고 있고, 그 결과가 전반적으로 소비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신용카드 판매액이 증가하는 등 소비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도 있지만, 지금의 소비부진의 원인을 해소하고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현재로서 최선의 선택은 재정지출 확대와 기업투자확대를 유도하는 것이다.
제주경제 문제가 이처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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