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세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뉴스로 온갖 고약한 소식을 다 수신기처럼 받아들이다가 사람들이 저지르는 일들 앞에서 도대체 인간적인 것은 무엇일까 의문이 생기게 된다. 그러면 인간의 속성을 잘못 정의하고 살기 때문에 내 삶에 착오가 생기고 황당한 처지에 빠지며, 상처를 받고 고통을 당하는 일이발생하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는 깨달음이 온다. ‘사람답다’는 말을 막연하게 좋은 뜻으로 머리에 입력하고 아무런 검토 과정도 없이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불필요한 갈등을 일으키며 힘들어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조금만 주위를 둘러보면 이는 아주 자명해진다.

‘인간’이라는 말을 사전에 찾아보면 ‘사람, 인류, 사람의 됨됨이’라고 정의가 되어있고, 또 ‘마음에 마땅하지 않은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말’도 된다고 나와 있다. 또 ‘비인간’이란 ‘성품이나 행실이 사람답지 못한 사람’이며, ‘비인간적’이란 ‘사람답지 못하거나 사람으로서는 차마 하지 못할 것을 가리킬 때 쓰는 말’로 되어있다. 그런데 내 말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오히려 반대로 뒤집어야만 현실이 제대로 이해되고 세상을 덜 혼란스럽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자기가 할 일이라고 여겨지는 일을 열심히 하며, 주위 사람들과 가능한 정답게 지내고 약한 사람은 힘을 다해 도와주며, 고통 받는 사람이 있으면 마음을 기울이고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이는 인간적이지 않고 비인간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 봐야 할 것이다. 무슨 신비한 영적인 힘이 그에게 잠시 깃들여서 그런 것이지 인간으로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확실히 해 둘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경제 침체와 불황 속에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을 수 있는 것이 모두의 현실이 되어 일상생활은 크고 작은 위협 속에 이어지고, 개개인은 점점 형편없는 존재로 축소되고 있다. 그에 따라서 자기 혼자만 생각하게 되고, 믿을 것은 돈 밖에 없다고 여겨 마치 전능한 신에 매달리듯 돈에 집착하며, 어떤 가치를 중히 여길지 스스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에 내재하는 잠재력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고 있다. 내재하는 창조력이나 스스로를 넓힐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눈이 멀고, 인류는 대가족과 같아 서로를 돌보는 데에서 인간의 삶이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 같은 것은 할 겨를이 없다.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 내가 산다, 남이 잘되면 그만큼 내 몫이 줄어드는 것이다, 내 성공에 도움이안 되는 영양가 없는 사람이나 행동은 가차 없이 잘라내고, 오직 나의 치부나 승진이나 세속적 성공에 이용할 수 있는 일과 사람만 골라서 그 명단을 정리하고 이를 수직적으로 관리하면서 나아가면 산뜻한 삶이 이뤄진다고 확신하는 사람, 이를 보면 아하, 인간적으로 살고 있구나 하고 이해해야 한다. 주위의 동료를 비웃고 헐뜯으며 즐거워하고, 직장에서나 주변에서 탐탁하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의 주제를 파악하지도 못한 채 덩달아 그를 얕보며 거들먹거리는 사람, 이 또한 인간적이구나 하고 이해해야한다. 자신이 얼마나 못나고 무식하고 최소한의 판단력도 없이 비열한가를 온 몸으로 광고하며 그 낙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보면 더 없이 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구나 해야 함께 살 수가 있다.

이미 태어나면서 우리는 한쪽 발을 무덤 안에 들여 넣고 살아가고 있는 셈인데도 닳아지는 자신의 시간을 사랑을 베풀거나 자신을 가다듬어 순수한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쓰기보다, 오히려 오늘은 누구를 혼내 줄까 서슬이 퍼래서 험악한 표정으로 앉아 있거나, 누구를 어떻게 속여서 무엇을 빼앗을까 독을 만들어 품는데 소비하는 삶. 거리로 나가 신호등 색이 바뀌고 1초만 꾸물거려 보라.

빨리 움직이지 않고 뭘 하느냐고 빽 빽 거리며 비인간적인 망상에 사로잡힐 시간 같은 것은 없다고, 너무나 인간적인 선생들이 당장 가르쳐 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