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도내 소비자 물가는 4%를 웃돌며 전국 최고치를 보였다. 이런 현실에서 기름값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아닌 말로 불 난 물가에 기름 붓기다. 도민사회가 휘청거릴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코 앞으로 다가온 설 물가다. 제수용품은 이미 들썩이고 있다. 장보러 나온 주부들의 바구니엔 차례상에 올릴 물품 대신 시름이 쌓이고 있다. 대표적인 제수용품인 돼지고기(산적용)와 옥돔값이 지난해와 비교해 20~30% 뛰었다고 한다. 단감과 밤, 대추 등 과실류를 비롯해 고춧가루 당근 콩 미나리 등도 오름 대열에 합류했다.
물론 가격이 떨어진 품목도 없지 않다. 겨울 무와 대파 등 수확물량이 늘어난 일부 채소류가 그것이다. 한우값은 산지 소값의 폭락에도 소비자 가격은 큰 변동이 없다.
이처럼 전반적인 생필품과 제수용품이 지난해와 비교해 많이 올랐다. 주민들이 대형마트나 재래시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그 이상으로 심하다. 경기 부진에 고물가가 겹친 도민사회의 민생고가 ‘추운 설’을 예고하고 있어 안타깝다.
도 당국이 어제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에서 ‘설명절 물가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설 물가 관리에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명절을 앞두고 으레 제시되는 그 대책들이 얼마나 먹혀들지 의문이다. 당국이 민간과 연계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고단한 서민경제를 보듬어야 할 것이다.
시장가격이란 근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그렇다하더라도 물가 상승 요인을 차단하는 등 지역행정이 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있다. 설을 앞두고 서민생활과 밀접한 성수품의 물가를 꼼꼼히 챙겨 안그래도 팍팍한 서민생활에 고물가의 한숨소리가 줄어들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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