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 모두의 정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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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는 다른 분야와 달리 한번 잃어버리면 다시 찾기가 쉽지 않다.

더욱이 복원되더라도 그 속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는 게 그리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래서 미래의 원동력 평가에서는 경제력 등 하드파워가 아닌 문화 또는 창조력 등 소프트파워의 비중이 한결 커질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최근 북제주군이 지역내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64건을 발굴, 제주도지정문화재 지정을 신청하기로 해 주목된다.

북제주군 향토문화유산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지난해 조사를 마친 고인돌 2곳과 동굴유적 4곳, 패총 8곳 등 모두 28건을 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해 줄 것을 제주도에 건의하기로 의결했다.

여기다 올해 조사된 조천진성과 하고수동액탑 등 36건도 포함된다.

위원회는 또 추자도 고인돌과 다려도 유적, 월계 정사터 등 55건에 대해서는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해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뜻을 모았다.

특히 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한 제주해녀의 보전방안을 적극 강구키로 해 참 다행스런 생각이 든다.

내년에 바로 세밀한 조사에 착수한 뒤 정식으로 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힘쓴다는 계획이다.

북제주군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 문화재 관련예산 245억원의 지원을 문화재청과 제주도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요청액 153억원에 비해 59.7%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다.

아직 일을 시작하기 전이지만 우리 행정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수준이 높아진 결과라 생각든다.

이 참에 더 많은 지역주민과 이용객들이 보다 많은 문화재를 접하고 그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성과를 거뒀으면 한다.

잘 하는 행정은 결코 주민들을 놀라게 하지도 않고 당황하지 않으며, 일사분란한 질서속에 일을 추진한다.

바람직한 일에 뜻이 모아진 만큼 충분한 논의속에 장기적 전망을 가지고 종합적.포괄적 가치를 실현하는 쪽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얘기다.

어떤 것의 가치는 객관적을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고 인식한 뒤 인정받음으로써 성립하게 되는 것이다.

문화재 보존을 위해 아무런 일을 해보지도 않은 채 그 가치를 묵힌다면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에 커다란 상처를 주고 훼손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제주도내 해녀는 1966년 2만3000여 명에 이르던 것이 1970년 1만 4143명, 1990년 6470명에서 지난해 말 5650명으로 급감세를 띠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 해녀가 55.5%를 차지, 앞으로 10년 뒤의 상황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제주군이 이처럼 위기에 처한 제주해녀의 보존방안을 강구하고, 나아가 문화재로 지정. 보호하려는 노력은 올바른 방향이다.

21세기의 화두는 문화의 시대로 불릴 만큼 이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굳이 시대적 조류를 따르지는 않더라도 제주문화의 뿌리이자 대표적 문화유산을 더욱 소중히 보호하고 가꾸어 나가는 것은 우리의 본분이 아닐 수 없다.

조상들의 삶의 표본이나 다름없는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각계가 머리를 맞대는 노력을 계기로 지역주민들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성숙한 단계로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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