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부적 노력-국민 열망이 대세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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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제주 유치, 어떻게 이뤄졌나

‘대한민국 제주냐, 멕시코 칸쿤이냐.’

 


2009년 11월 26일, 스위스 글랑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사무국은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WCC) 개최지 발표를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았다.

 


낮 12시 15분(한국시간 오후 8시 15분), 마침내 ‘제주 개최’가 공식 발표되자 초조하게 기다리던 합동대표단은 물론 취재진까지 함성이 터져 나왔다.

 


2년 여 간의 부단한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제주 유치 과정은=제주특별자치도가 WCC 유치를 결정한 것은 2007년 말이다.

 


그해 6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제주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리고 국제회의 도시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우선 2008년 1월 IUCN 가입을 신청했고, 10월에는 정식으로 IUCN 회원이 됐다.

 


이 과정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WCC 유치 필요성을 건의하는 한편 10월에는 제4차 바르셀로나 총회에 대표단을 파견해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들어갔다.

 


정부도 같은 달 창원에서 열린 제10회 람사르총회에서 IUCN 사무총장에게 국가 차원에서의 유치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초기에 총회 유치를 희망한 국가는 10여 개국에 달했다.

 


그러나 IUCN 사무국이 막상 제5차 총회 유치 희망국을 접수하자 한국(제주)과 멕시코(칸쿤) 등 2개국만이 유치의향서를 제출함으로써 결국 맞대결 구도를 형성했다.

 


상대인 멕시코 칸쿤은 세계 7대 휴양지라는 지명도와 함께 자연환경과 인프라가 우수한 지역이다.

 


특히 제4차 WCC 총회 유치를 신청했다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게 고배를 마시자 재도전에 나섰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는 물론 동정표도 기대됐다.

 


후발주자이자, 세계자연유산 등재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제주로서는 WCC 유치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물론 범정부 차원의 유치작전이 시작됐다.

 


정부는 그해 7월 범정부유치실무위원회를 가동시킨데 이어 9월에는 관계부처와 국회, 산업계 등으로 유치위원회(위원장 이홍구 전 총리)를 구성해 유치전략 및 홍보전략을 수립하고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돌입했다.

 


아소크 코호슬라 IUCN 총재 방한 때는 한승수 총리와 이만의 장관 등이 직접 나섰는가 하면 IUCN 이사 7명을 제주로 초청하기도 했다.

 


재외공관에서는 개최지 최종 결정권을 가진 33개국 36명의 IUCN 이사들을 개별 접촉해 한국과 제주의 장점을 설명하는 등 제주 유치에 힘을 보탰다.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11월 3일에는 환경부 차관이 IUCN 사무국을 방문해 범국민적 유치의지를 설명했고, 10일에는 환경부 장관이 주한대사들을 초청해 유치설명회를 갖는 등 막판까지 진력했다.

 


한편 WCC 개최지 선정을 위한 현지 실사는 그해 8월 말 멕시코 칸쿤이 먼저 진행됐고, 제주는 9월 14~18일까지 5일간 실시됐다.

 


평가 결과 도민 유치 열의, 비자, 인프라시설, 숙박, 보안, 환경단체 관심도, 재정 지원, 회의에 필요한 시설 및 서비스 등에서 멕시코 칸쿤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원봉사 등의 언어와 항공부문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제주 선정 동력은=정부와 제주도는 제안서 제출 때부터 제주 개최의 당위성을 부각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전통과 IT기술이 만나는 곳, 높은 인구밀도, 압축경제성장에도 자연환경을 잘 보전한 모범국가, 녹색성장 추진전략으로 IUCN 발전에 기여, 성공적인 국제대회 개최 경험 등을 우리나라의 핵심 강점으로 요약했다.

 


제주는 세계자연유산을 보유한 우수한 자연환경, 범죄와 테러가 없는 평화의 섬, 무비자 입국, 훌륭한 국제회의 인프라 등 자연환경과 개최 능력을 강조했다.

 


또한 IUCN 사무국 편의 최대 보장,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 표명 등 경쟁도시보다 제안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시하고 성공적인 회의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주는데 주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범정부 차원의 유치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그 결과 제주에 대한 인지도 제고와 함께 한국의 유치 노력에 공감하는 분위기를 확산해 나갈 수 있었다.
실사 과정에서의 다양한 이벤트도 한몫했다.

 


어리목 환경음악회와 종달~성산 간 해안도로 자전거타기, 미공개지역 거문오름계 동굴 탐방 등은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 이벤트였다.

 


무엇보다도 유치활동에 큰 힘을 불어넣은 것은 100만인 서명운동에서 나타난 도민과 국민의 관심과 염원이었다.

 


100만인 서명운동은 뒤늦게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황에서 IUCN에 유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마련됐다.

 


1개월 반에 걸쳐 진행된 서명운동에는 도민 39만명을 포함해 130만명이 참여했다.

 


100여 권에 달하는 서명부는 IUCN 제주 실사단의 실사 종료 전날 실사단에게 전달돼 왜 제주가 WCC를 유치해야 하고, 준비가 돼 있으며, 얼마나 열망하고 있는지를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변했다.

 


엔니크 라만 실사단장이 서명부 전달식에서 “지금까지 가 본 현장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곳이 제주”라고 언급할 정도로 서명부에 담긴 국민적 열망은 실사단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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