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공사 의혹 어영마을 석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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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용담동 어영마을 해안도로 석축 40m가 지난 21일 강풍을 동반한 높은 파도에 의해 붕괴되고 지반이 갈라졌다. 이로 인해 인근 횟집들엔 바닷물. 흙탕물 등이 들어와 수족관 고기들이 폐사했다고 한다. 횟집 주인들에겐 이런 날벼락도 없을 것이다.

사실 사면의 바다를 지닌 제주는 사계절에 걸쳐 해안도로 월파 피해가 적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피해도 같은 범주의 하나로 본다면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사고 현장은 2002년 8월 태풍 루사 때 석축이 무너지고 도로가 유실됐던 곳이고, 같은 해 사업비 3억원을 들여 보수공사를 마친 곳이다.

그런 석축이 3년 만에 또 다시 맥없이 우르르 무너졌으니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부실공사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당국이 다시 복구를 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마무리할 일이 아니다.

일단, 사전 재해예방을 위한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을 중심으로한 해안도로에는 파도가 세차게 몰아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한 파도를 못 이겨 석축이 무너졌다는 당국의 해명이 너무 어줍다.

더구나 현장은 13억원을 들여 조성됐음에도 지난 4월 의자 밑 지반이 내려앉아 주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에 위협을 줬던 ‘어영공원’과 바로 붙어있다.

원래 쓰레기와 연탄재 등을 매립했던 곳을 공원으로 조성했기 때문이라지만, 이 일대가 다른 지역에 비해 지반이 약하고 불안정하다는 방증인 셈이다.

파도에 의한 지반 침식이 활발한 지역이라는 의미다.

공원 지반 침하시 원인분석과 함께 일대 석축에 대한 정밀진단도 병행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당국은 2002년 석축보수 때는 물론 지반침하 때도 땜질식 보수에 그쳤다 한다.

해안도로 관리의 현주소인 것이다.

피해는 피해대로 키우고,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하고 있는 꼴이니 어처구니없다.

그래, 당국은 이번에도 또 땜질로 끝날 텐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데, 건설행정의 본 모습이 이런 게 아닌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당국은 우선 부실의혹부터 제대로 규명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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