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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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어떤 일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때 '신선 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고 한다. 신선놀음은 흔히 바둑에 비유되는 데 썩 좋은 뜻으로는 해석되지 않는 것 같다. 즉 아무리 좋은 일이라고 하더라도 도가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뜻으로 많이 쓰이는 것 같다.

0 중국 양(梁)나라 때 임방(任昉)이라는 사람이 쓴 술이기(述異記)라는 책에 나오는 얘기다. 중국 진(晋)나라 절강성 구주지방에 왕질이라는 나무꾼이 살았다. 하루는 꿈에 자신이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나는 것을 보았다. 그는 꿈 생각을 하며 석실산에 나무를 하러 올라갔다.

산을 오르다 보니 소나무 밑 반석 위에서 두 노인이 바둑을 두고 있었다. 왕질은 깊은 산골짜기에 두 노인이 바둑을 두는 모습이 하도 신기해 도끼를 옆에 놓고 한 참을 정신없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이 때 바둑을 두던 노인이 대추씨 모양의 환약을 먹으라며 권하자 마침 배가 고팠던 참에 그것을 먹었다. 맛도 좋고 배고픔도 가신 그는 계속해서 바둑을 구경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바둑이 끝날 무렵 왕질은 문득 정신이 들어 옆에 두었던 도끼를 찾았으나 도끼자루가 썩어 문드러져 있었다. 어리둥절 한 채 왕질이 집으로 향했으나 오는 길에 만난 사람들은 모두 처음보는 사람들 뿐이었다. 왕질이 집에 도착하자 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제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왕질은 한 사람에게 이 집에 무슨일이 있느냐고 묻자 그 사람은 옛날에 이 집 주인의 증조부인 왕질이라는 사람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돌아오지 않았고 온 산을 다 뒤져도 찾지를 못하자 이 날을 돌아가신 것으로 해 제사를 지내게 됐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신선놀음을 구경하다 긴 세월이 덧없이 지나간 셈이다.

0한 대학교수가 인터넷 중독과 관련한 입법을 위해 마련된 공청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청소년들에 대한 인터넷 중독 예방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부모들도 자녀들의 인터넷 사용에 무관심하다고 한다. 특히 인터넷 사용시간에 따라 학생들을 고위험군(주말 기준 375분), 잠재적 위험군(310분), 일반군(203분)으로 구분한 결과 고위험 중독 집단의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가 58.4%로 일반군 70%에 비해 10%이상 낮았다는 분석이다. 결국 인터넷에 빠져 있는 청소년들은 자기 생활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 생활에도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물론 정보화 사회에서 인터넷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생활의 일부인 도끼자루를 썩히는 우(遇)를 범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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