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화되는 ‘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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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점(占)치는 집’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사실 그런 모양이다.

한국역술인협회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45만 명이 ‘운명산업’에 종사하고 그 규모는 약 2조원이라고 한다.

지난해 한국영화산업의 규모가 2조 3000억원이었으니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어느 누구의 삶에나 고통과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직장, 이성, 금전문제 등등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수록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점을 친다.

▲조선 성종때 조위(曺偉)라는 학자가 있었다.

그는 어명을 받아 성리학자 김종직(金宗直)의 문집을 편찬했는데 그 첫머리에 ‘조의제문(弔義帝文)’을 실었다.

무오사화때 유자광이 연산군에게 이 사실을 참소하자 조위는 목숨이 위태로워졌다.

때마침 그는 사신으로 명나라에 다녀오다가 압록강을 넘어오기 전에 그 소식을 듣고 그 지방 유명한 점쟁이를 찾아가 길흉을 물었다.

그의 운수를 따져본 중국 점쟁이는 말없이 시 한수를 써서 주었다.

▲“천층 물결 속에서 몸은 뒤집어 나오고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자기를 기다린다”는 알쏭달쏭한 내용이 아닌가.

귀국해 정승 이극균의 덕으로 겨우 목숨만 건진 그는 “천층 물결 속에서 몸을 뒤집어 나왔구나!”하고 귀향길에 올랐으나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자기를 기다린다”는 의미를 알지 못해 고심하다 죽었다.

그러나 갑자사화때 그는 끝내 부관참시를 당하고 시체가 바위 밑에서 사흘 동안 방치됐다.

“바위 밑에서 사흘 밤 자기를 기다린다”는 예언이 적중한 것이다.

이쯤 되면 점쟁이의 말도 그럴싸해 보인다.

▲이 이야기는 당시 사림(士林)의 거두였던 그와 관련된 많은 문헌에 사실처럼 기록되어있지만 누군가가 만들어낸 인위적인 요소가 가득차있다.

당시 시대가 창출해낸 교훈조의 이야기라고 할까.

현재 인터넷에서 장사 중인 역술사이트는 150여개다.

그 중 ‘사주닷컴’은 올해 50억원을 벌고 내년 목표는 90억원으로 잡았다고 한다.

무엇을 할까 점을 치러 갔다가 인터넷 점집을 내어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들이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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