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색한 해명으로 의혹 덮어가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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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장(전 국무총리)이 지난 3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형식적으론 범국민위원회 업무를 마무리하는데 따른 자리였다. 하지만 이날 초미 관심사는 최근 눈덩이처럼 불거진 7대 경관의 각종 의혹들에 대해 그가 얼마나 속시원하게 해명해주느냐였다.

정 위원장은 그런 기대에 부응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혹 해소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원론적이고 궁색한 답변으로 일관, 의구심을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명’보다는 ‘양해’를 구하는 쪽에 그는 회견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의혹 해소보다는 여러 논란과 문제들을 잠재우려 한 목적이 더 짙어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모든 소모적인 논쟁을 종식시켜야 한다”며 7대 경관 선정에 대한 비하와 폄하를 자제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그는 “제주도의 도전 성공을 놓고 끊임 없이 흠집내기를 시도하는 일부 언론을 보면서 개탄마저 했다”는 말도 했다.

정 위원장의 이러한 언급이야말로 사안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 뿐 아니라, 본말을 전도하는 일이다.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는 지름길은 무엇인가.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먼저 책임 있는 기관이 명쾌히 해명하면 될 일이다. 도정은 물론이고 범국민추진위원회에 응당 그 책임이 있다. 그런 의혹 해소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비하니 폄하니 운운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꿔도 한참 뒤바뀐 일이다.

사실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은 숱하지만 어느 하나 정리되고 매듭된 게 없다. 행사를 주관한 뉴세븐원더스의 정체성도 그렇지만 도대체 7대 경관에 쓴 돈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조차 돈의 주인인 도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시민단체가 관련 정보 공개를 요구하지만 묵묵부답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7대 경관의 문제를 지적하는 게 과연 소모적인 논쟁이고 폄하인가. 그 보다는 어설픈 변명으로 7대 경관의 문제들을 정당화시키려는 도정과 추진위의 태도가 더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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