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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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는 아이가 서당에서 책 한 권을 다 떼면 세책례(洗冊禮) 즉, 책거리를 했다고 한다. 책거리는 스승과 같이 공부한 친구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일로 오늘날의 졸업식에 해당된다. 책 한 권을 다 공부하고 학생들은 스승과 같이 즐거운 파티를 하는 셈이다. 음식은 국수, 송편, 경단 등을 준비하는데 송편은 반드시 대접했다. 깨나 콩 등으로 만든 소를 넣은 송편에는 학문도 그렇게 꽉 채우라는 바람이 담겨 있다.

▲이른바 7080세대에게 졸업식하면 꼭 떠오르는 곳이 중국집이다. 졸업식이 끝나면 부모들은 자녀를 데리고 으레 중국집으로 향했다. 대목을 맞은 중국집은 장날처럼 졸업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쪽에서 탕수육을 시키면 다른 부모들도 뒤질세라 “우리도 탕수육 하나요” 했다. 그 시절 이들 세대에게 졸업식날은 모처럼 탕수육 먹는 날이었다.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졸업식 노래를 부를 때이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하고 재학생들이 1절을 끝내면 졸업생들은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하고 2절을 노래한다. 이때 쯤이면 어깨가 들썩거려지고 여기저기서 참았던 울음이 터져나온다. 이어 다 같이 합창하는 3절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를 부를 때는 차마 목이 메어 참석한 학부모와 교사들도 눈시울을 붉히기 일쑤다.

▲영국 옥스퍼드대 졸업식은 ‘셀도니언 극장’이라는 중세 원형극장에서 열린다. 학생들이 한 명씩 나와 소정의 교육과정을 마쳤다고 보고하면 총장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윈스턴 처칠은 이 대학 졸업식에서 “포기하자 말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단 두 마디 축사를 남겼다.

▲바야흐로 졸업의 계절이다. 도내 대부분의 초·중·고교들이 이번 주를 절정으로 다음 주말까지 졸업식을 마친다. 졸업은 소정의 과정을 모두 이수해 하나의 매듭을 지었다는 점에서 졸업생 모두 축하받을 만하다. 그러나 요즈음 졸업식장에 들어서면 교사보다는 경찰차가 먼저 맞는다고 한다. 일탈적인 졸업식 뒤풀이를 막기 위해 경찰이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도 학생들을 중심으로 특색 있고 의미 있는 졸업식을 준비하는 학교들이 적지 않다는 소식이다. ‘졸업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것을 전하는 학교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경업 편집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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