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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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은 큰 추위 없이 지나는가 싶었다. 그런데 웬걸, 입춘을 앞두고 한파가 맹위를 떨쳤다. 지난 2일 영하 17.1도를 기록한 서울은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낮은 것은 물론이고, 2월 기온으로는 55년 만에 최저치였다. 제주지역 역시 폭설을 동반한 한파가 기승을 부렸다. 며칠 포근하던 날씨는 오늘부터 다시 추워질 것이란 예보가 나와 있다. 계절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는가 보다. 오롯이 간직한 그 몫이 있다.

▲우리나라 사정은 그나마 덜한 편이다. 유럽 각국은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동파(凍破) 직전이다. 사망자가 300명이 넘는 등 피해가 말 그대로 눈덩이다. 이탈리아 로마에는 26년 만에 처음으로 눈이 내려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한다.

이웃나라 일본도 몸살이다. 눈 사태로 관광객이 숨지는 등 올 겨울 들어 지금까지 55명이 사망했다. 중국 네이멍구 지역은 지난달 30일 기온이 영하 46.9도까지 떨어졌다. 말만 들어도 몸이 오들오들하다.

▲그런데 의문이다. 지구는 갈수록 더워지고 있다는데 겨울은 추워지고 있으니 말이다. 여러 가설이 있으나 그 원인이 지구 온난화에 있다는 분석이 아이러니다. 온난화로 인해 북극 얼음이 녹아 내리면서 얼음 면적이 크게 작아졌다. 이로 인해 북극이 받아들이는 태양 에너지의 양이 늘어났고, 따라서 북극 일대의 기온이 예년보다 크게 높아졌다. 또한 그 북극의 고온현상이 영하 60도를 밑도는 북극권의 찬 공기를 중위도 지역으로 밀려 내려오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른바 ‘온난화 역설’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북극해의 얼음은 줄어들면서 해마다 강력한 한파가 맹위를 떨칠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다면 그 자연의 변화 앞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한편으론 겨울다운 추위가 반가운 측면도 없지 않다. 겨울나기가 어려운 서민이나 하우스 농가들을 생각하면 말하기가 무척 조심스럽지만 겨울은 그래도 추워야 제맛이다. 계절을 잊은 채 핀 꽃들은 어디 한 둘이랴. 그런 비정상이 제 모습으로 되돌아가길 바라는 것이다. 신문 사진에 소개된 보리 밟기 체험행사가 어린 시절 겨울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오택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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