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누피 만화 ‘피너츠’ 캐릭터가 전 세계로 수출돼 해마다 20억달러(한화 2조200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스누피는 2009년 미국인에게 가장 귀여움을 받는 개로 주목받았다.
▲스누피가 제주에 둥지를 틀었다. 정부 제주지방합동청사 앞 근린공원에 세워진 스누피상은 75㎝ 크기로, 빨간 지붕의 개집 위에 올라간 형태다. 스누피는 원래 만화에서도 폐소공포증이 있어 개집 지붕 위에서 잠을 잔다.
제주시와 자매결연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로사시가 결연 15주년을 기념해 기증한 선물이다. 산타로사시에는 작가의 박물관이 있고 말년을 보낸 도시로 알려진 인연 때문이다. 2003년과 2006년 제주시로부터 돌하르방과 물허벅여인상을 선물로 받고, 그 답례로 스누피상을 보내왔다.
▲그러고 보니 돌하르방과 스누피상이 일견 닮아 보이기도 한다.
우선 태생적으로 이들이 주는 웃음 때문이다. 스누피를 중심으로 한 만화 캐릭터들은 꼬일 대로 꼬인 일상을 통해 웃음과 동시에 연민을 이끌어 냈다. 지금도 성읍에 있는 돌하르방은 얼굴 표정에 웃음이 감돌고 있다. 낙천적인 남방문화의 영향이다. 오른쪽 입술 끝이 올라갔고, 웃음을 몰고 오른쪽 볼에 올라 붙어 있다. 찰리브라운과 스누피의 쿨한 표정에서 돌하르방의 웃음을 보았다면 억지 춘향일까.
어쨌든 미국식 재치가 잘 드러난 캐릭터인 스누피상을 보며 양 도시의 우정이 계속 되길 바란다. 하긴 개집 지붕 위에서 수많은 날들을 보낼 스누피가 좀 힘들어 보이긴 하지만 말이다.
김홍철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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