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명(聰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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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총명’하다고 하면 머리가 좋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

원래 총(聰)은 귀가 밝아서 잘 듣는다는 뜻이고, 명(明)은 눈이 밝아서 잘 본다는 의미다. 총명하다는 것은 잘 듣고 잘 본다는 뜻이다. 기억력이 뛰어나거나 머리가 좋다는 의미를 넘어서고 있다.

인간은 ‘듣고 보는’ 것에 의해 상당한 지배를 받는다고 한다.

지금도 ‘가문’ ‘가풍’ 등을 따지는 것은 집안에서 무엇을 보고 듣고 자랐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성균관대 신정근 교수는 그의 저서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에서 총명에는 머리로 뭔가를 짜내고 논리로 따지는 계기가 들어 있지 않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총명할 수 있을까. 그는 공자의 수제자 안회와 자공을 예로 들었다.

그는 “그들은 제대로 알려는 욕구가 강했고, 듣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듣기 장애’ 때문에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정치 지도자와 국민,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이 귀를 제대로 열지 않아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들어 그 대표적인 곳이 사법부다. 법정 영화 ‘부러진 화살’이 상영된 후 ‘석궁 테러사건’ 발생 당시 지성의 상징 격인 대학교수의 행태에 경악했던 국민들의 분노가 역으로 지금은 사법부로 향하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이 개최한 ‘소통 2012 국민 속으로’ 행사에서도 이 문제가 제기됐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부러진 화살의 메시지는 석궁 테러사건 자체가 아니라 영화에서 판사들이 취한 태도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의 자리는 방청석이나 소송 당사자의 자리보다는 족히 1m는 더 높은 곳이다.

“낮은 곳의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재판부의 느낌은 어떨까. 그 위치는 혹시 자신에게 저 아래 있는 인간들과 다른 부류인 반신반인(半神半人)의 지위를 부여하는 그 고도(高度)는 아닐까”(공지영 저 ‘도가니’).

▲요즘 정치권의 화두는 4·11 총선 공천이다.

여·야가 국민과 소통을 잘할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민심은 총명도가 높은 정당으로 흐를 것이다.



고동수 서귀포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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