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제도개선 시급
과감한 제도개선 시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지난 14일 마침내 ‘경제자유구역법(경제특구법)’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물류, 금융, 제조,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동북아시아의 비즈니스 중심지로 만든다는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계속적인 경제개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국기업이 경영활동을 하기에 열악한 환경을 갖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12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는 80개국 중 21위를 기록하며 작년에 비해 두 계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내용을 보면 그다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국가경쟁력이 소폭 상향조정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인터넷 접속률(3위), 인터넷 이용자 수(5위) 등 정보통신산업 분야의 발전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창업허가 항목(54위), 노사관계 협력(55위), 은행 건전성(55위) 등 항목에 관한 평가 결과를 보면 기업의 사업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과 월스트리트 저널이 발표한 각국의 경제자유지수를 보면 우리 경제의 비효율성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자유지수를 기준으로 볼 때 세계 156개국 중 52위를 기록하며 작년에 비해 14단계나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 2위의 홍콩과 싱가포르는 말할 것도 없고, 캄보디아(35위)와 태국(45위)에도 뒤지는 것이다. 특히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개입, 통화정책, 사유재산권 보호 분야가 낮은 평가를 받으며 경제자유화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우리나라는 21세기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정부 규제, 기업의 불투명한 경영관행과 낙후된 지배구조, 경직된 노동시장과 반복적인 노사쟁의 등 고질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개선되지 못한 채 국가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특히 동북아 지역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과 비교하여 우리의 국가경쟁력이 크게 뒤지고 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욱이 최근 동북아 지역의 비즈니스 거점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상하이와 베이징 등 지역을 중심으로 강력한 지원과 과감한 제도개선을 한 결과 많은 다국적기업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본부를 유치하는 등 아시아 지역의 경제주도권을 장악해가고 있는 상황 역시 우려된다.

결국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와 기업에 의한 보다 철저한 문제인식과 자기반성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제자유구역법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인천을 포함한 지역에서는 경제특구 개발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 입주하는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세금 감면 등 각종 지원을 제공하고 외국인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힘쓰는 한편, 특구지역내에서 영어의 공용어 사용과 미국 달러와 일본 엔, 유로화 등 외국 화폐를 자유롭게 통용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은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경제의 미래 성장과 고용창출의 원천을 외국인 투자 확대에서 찾고자 한다면 이에 적합한 제도개선과 투자 지원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국제자유도시를 표방하는 제주도 역시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에 안일하게 대처하기보다 더욱 과감하고 적극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