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조수 수난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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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대한수렵협회 제주도지부에 따르면 최근 한라산 중산간 지역에서 엽총과 공기총 등을 이용한 밀렵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눈이 많이 와 노루와 꿩 등 허기진 야생조수들이 중산간 지역으로 떼 지어 내려오면서 이를 노린 밀렵꾼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노루는 밀렵꾼들의 단골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21일부터 현재까지 도내에서 밀렵감시단에 적발된 밀렵행위는 벌써 20건이다.

아직도 몰지각한 밀렵꾼들과 일부 주민들이 총사냥을 하거나 야생조수의 길목에 올무나 덫을 놓는 사례도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수렵금지지역인 남원읍 모 목장에서 야생동물을 잡기위해 돌아다니다 붙잡힌 2명만 하더라도 공기총과 실탄 51발, 산소통 등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공기총이 역시 문제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레저스포츠용 공기총이 일반에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으나 관계당국의 관리체계와 단속이 미약해 이를 이용한 밀렵행위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악덕 밀렵꾼들 사이에서는 공기압을 높이고 납탄 무게를 늘려 유효사거리를 두배이상 되게 조작, 무분별한 남획을 자행한다는 얘기도 있다.

최근에는 다른 지방에서 온 밀렵꾼들이 가세해 노루를 사냥해 눈속에 묻어 놓고 하루 정도 지난후 사람의 눈을 피해 가져가고 있다니 문제가 심각하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야생조수에 대한 우리의 의식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야생동물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못된 풍조가 있다.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는 ‘몬도가네식 식성’도 문제다.

밀렵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야생동물 사랑’, 넓게는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널리 퍼져야 한다.

환경론자가 아니더라도 마을 주민이라면 누구나 올무나 덫을 제거하고, 겨우살이 먹이를 산속에 공급하는 일도 중요하다.

현실적으로는 당국이 겨울철만이라도 전문감시요원을 대폭 증원해 밀렵을 사전에 차단하고 단속하는 게 시급하다.

야생동물이 살 수 없는 땅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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