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유통업체, 재래시장 구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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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할인매장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가 서귀포에 문을 열자마자 재래시장 점포를 비롯해 지역상권 전체가 흔들거리고 있다.

단지 하나의 대형할인매장의 개점으로 서귀포 상권이 연쇄 몰락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니, 오는 5~6월 이마트 서귀포점까지 문을 열면 기존 상권에 불어닥칠 직격탄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문제는 시장경제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서귀포의 상권 몰락과 자금유출은 지역경제 악화, 인구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5일 오픈한 삼셍테스코 홈플러스 서귀포점의 첫날 매출이 8억여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된데다 최근까지 연일 하루평균 매출이 5억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불과 몇 일만에 수십억원에 이르는 지역자금이 역외유출된 셈이다.

개점초 호기심 등이 작용해 찾은 시민도 있겠지만, 어쨌튼 이같은 추세라면 홈플러스의 연간 매출규모는 서귀포시 올해 예산(3147억원)의 절반을 훨씬 넘어설 기세다.

반면 서귀포 거의 모든 중소유통업체 및 관련업체들은 업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하루매출이 50%이상 줄어들었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같은 점 때문에 올 7월이후 지역의 자금사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물론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다.

대형할인매장의 서귀포 등장은 지역상권 몰락이라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무엇보다 깔끔한 매장, 저렴한 가격, 다양한 상품, 첨단 마케팅 기법 등으로, 이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점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대형할인매장의 입점을 적극 찬성했고, 지금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서귀포시가 종합터미널과 함께 유치, 조만간 오픈 예정인 이마트 서귀포점을 놓고 시민들사이에 찬반양론이 거세게 일었던 점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인구 8만명에 불과한 서귀포지역은 경제인구가 그리 많지 않은데다 가계수입도 날씨, 국내 시장경제에 민감한 감귤,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소비형도시여서 자금 유출에 따른 지역경제 악화는 자칫 대량 인구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일자리가 없어 젊은층이 줄어들고 있는 서귀포 지역은 고정수입을 가진 직장인이 많고 규모의 시장경제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제주시 지역과는 사정이 사뭇 다르다.

가뜩이나 인구감소와 시중에 자금이 돌지 않아 경기침체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한층 먹고 살기 힘들면 지역을 등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서귀포시의 행정도 이제는 한층 더 지역상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형할인매장의 입접에 비교적 긍정적으로 시각을 보이던 서귀포시가 뒤늦게나마 지역상권 몰락에 따른 지역경제 악화를 우려, 기존 상권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서귀포시는 우선 재래시장에 대한 기반시설 추가 확충과 함께 민속고유의 설을 맞아 35개 유관기관이 참여하에 재래시장 이용하기, 지역특산품 구매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한다는 구상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귀포시도 이제는 지역상권이 대형할인매장과 공생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하고, 재래시장을 포함한 기존 상권도 대형할인매장의 입점을 현실로 받아들이며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1998년 개봉된 영화 '유브 갓 메일'의 내용으로 다룬 뉴욕의 명물 '길모퉁이 서점'도 뉴욕시민들의 대대적인 살리기 운동에도 불구, 길 건너편에 들어선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에 밀려 문을 닫은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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