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풍력특성화대학원 실무인력 양성...대기업 잇따라 취업
제주대 풍력특성화대학원 실무인력 양성...대기업 잇따라 취업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기획) 청년일자리, 희망은 있다(1)
대학원생들이 바늘구멍보다 더 작다는 취업난을 뚫고 대기업에 당당히 입사하고 있다. 지방대라는 꼬리표를 달고 취업에 성공한 비결은 뭘까?

2010년 3월 문을 연 제주대학교 풍력특성화대학원(원장 허종철·기계시스템공학부 교수)이 현장실무형 교육으로 ‘인재 양성’과 ‘취업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풍력특성화대학원(이하 대학원)은 개설 2년째인 올해 초 석사 12명, 박사 2명 등 14명의 공학 석·박사(수료생 포함)를 배출했다.

이들은 두산중공업 1명, 효성그룹 1명, 한국전력KDN 1명, 한국남부발전 2명, 대한전선 1명 등 6명이 대기업에 입사했다.

대학원 관계자는 “지방대 출신은 문턱을 넘기도 힘든데, 기업측에서 먼저 학생들을 보내 달라는 공문을 보내오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최고 실력을 갖춘 풍력 전문가를 길러내 대기업마다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맞춤형 실무교육 덕분이다.

우선 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토익은 최소 600점을 넘어야한다. 풍력발전 교재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영어(원서)로 됐기 때문이다.

기초과목으로 공업수학, 전기기초, 통계학, 유체역학을 배운 이후에는 연구소와 기업체에서 현장학습과 인턴십을 밟게 된다.

대학원에선 마지막 학기에는 국제화 교육을 통해 네덜란드, 덴마크 등 풍력 선진국에서 인턴십과 학점교류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석사과정을 3학기 만에 수료하고 한국남부발전에 취업한 김석현씨(28)는 “대학원에 다니면서 이론과 함께 실무교육을 받은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됐다”며 “대체에너지인 풍력을 더 잘 활용해 제주의 바람이 무한한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에 해상 및 육상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실증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풍력 전문인력이 절실한 가운데 맞춤형 인재가 양성되면서 도내 기업에서도 스카웃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허종철 대학원장은 “풍력발전 유지와 보수에 참여하는 도내 기업들은 전문인력이 없어 핵심분야인 연구개발과 프로그래밍 작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우수 인재를 확보한 만큼 도내 기업에서 풍력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력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대학원은 당초 기계공학·전기공학·전자공학 등 이공계 출신을 선발해 왔으나, 올해부턴 영어영문학과, 사회교육학과 등 영어 실력이 뛰어난 인문계 학생 3명을 신입생으로 뽑았다.

이는 풍력 선진국이자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네덜란드 델프트대학과 덴마크 알보그대학 등에서 교수들이 직접 대학원을 방문해 영어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협정을 체결한 영국과 독일 연구소에서도 전문가를 제주에 보내 연간 4회, 2주에 걸쳐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외국 대학과 연구소에서 제주에서 특강을 진행하면, 대기업측에선 연구원과 직원들을 보내 대학원생들과 함께 선진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고 있다.

풍력발전 설계와 영업을 하는 대기업 연구원들이 대학원생들과 수업을 함께 받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

허 원장은 “그동안 국내 풍력발전은 껍데기만 국산일 뿐 날개와 발전기는 물론 설계와 운영, 프로그램 등 핵심분야는 네덜란드와 덴마크에서 수입해 왔다”며 “지금도 기술력에선 이들 국가에 한참 뒤지지만 전문 인재를 꾸준히 육성하면, 언젠가는 제주가 네덜란드를 따라 잡을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대 풍력특성화대학원은 2009년 3월 제주대 공과대학 교수팀이 지식경제부가 공모한 ‘에너지 인력양성사업’ 신규 제안과제에 선정돼 2010년 설립됐으며, 5년 간 총 40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여기에 포항공대 대학원과 5개 기업체 및 연구소가 콘소시엄을 구성해 산·학협력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매년 대학원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원생들은 석사과정 월 70만원, 박사과정에서 월 100만원의 연구비를 받으며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문의 제주대 풍력특성화대학원 754-2479.

좌동철 기자 roots@jejunews.com

사진설명=9일 제주대 풍력대학원에서 기초교육인 ‘공업수학’에 참여한 대학원 신입생들. 방학 중에도 하루에 3시간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 위 시계방향으로 황수환, 김동완, 고정석, 홍의용, 조경호 교수(메카트로닉스공학전공), 조한나, 변지선, 박대희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