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주도내 대부분의 실업계 고교가 언제부터인지 그 본래의 목적을 상실하고 인문교육의 ‘아류(亞流)’가 되어 온 것은 바로 교육의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때문이다.
아무리 그 본래의 목적대로 실업교육의 정상화에 나선들, 학생들이 대학입학시험 준비에 데 매달리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제주도 교육청이 지난해 7월 실업계 고교의 문제해결을 위해 한국능력개발연구원에 ‘제주도 실업계 고교 운영체제 개편 및 발전방안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것도 그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어려운 문제의 해법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한국능력개발연구원은 그제 내놓은 이 문제에 대한 용역결과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4개 정도의 학교를 일반계 고교로 전환해 실업계 고교를 소수 정예화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런 정도의 해법이야 하겠지만 실업계고교의 수급(需給)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방법 밖에 달리 없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로 인식을 조사한 결과도 70% 이상이 고교 진학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업계 고교의 미래가 끝났다는 얘기가 아니다.
이제부터야 말로 실업계 고교를 육성해야 할 시점이다.
실업고의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직업교육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게 해야 할 때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직업 세계의 지형(地形)은 급변하고 있다.
실업고의 교육내용과 교사수준도 교육수요에 부응해 변화를 빠르게 반영해야 한다.
학교별 전문화 특성화는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날 보고회에서 제시된 일부 실업계 고교의 관광과를 토털뷰티과를 개편하거나 향토음식과 호텔 조리과 기념품개발과 등으로 특성화하는 의견들은 매우 바람직하다.
여기에서 더 나가 IT산업과 연결해 애니메이션(animation)과를 설치하는 것도 좋고 로봇(robot)과도 좋을 것이다.
다양한 재능이 요구되는 시대엔 교육도 다양해져야 한다.
실업고의 가치를 키우는 길은 교육수요자의 욕구에 부응할 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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