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 기피’하는 학교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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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근절 대책이 강화되면서 도내 각급 학교에서 담임교사와 생활지도부장을 꺼리는 현상이 심각하다고 한다. 도내 초·중·고교 등은 내달 개학을 앞두고 교사들에게 담임을 맡을지와 희망하는 학년을 조사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교에서 담임을 희망하는 교사의 수가 필요한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도내 한 고교의 경우 필요한 담임은 30명인데, 담임을 맡겠다는 교사는 10명도 채 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이들 모두 입시에 전념하는 고3 담임을 원했다고 한다. 학교폭력 대처와 관련해 비난의 화살이 가장 적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중학교의 경우 복수담임제를 시행한다고 하지만, 담임 한명씩도 배정하기 어려운 실정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학교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생활지도부장과 생활지도부 교사를 구하지 못해 애만 태우는 학교도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학생생활지도부를 맡았던 교사들이 올해 들어서는 모두 기피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는 초임교사나 새로 전입하는 교사에게 반강제로 담임을 맡기는 추세라고 한다.

이는 결국 학교폭력 문제로 담임교사 등에게 형사적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한 무거운 부담감의 표현이다. 학교폭력이 발생할 경우 경찰에서 ‘오라 가라’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이다.

우리는 교사들의 이 같은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지만 교육 현장의 문제를 교사들이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학교폭력 문제를 교육 공동체 안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담임 기피’ 문제도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교육당국 역시 학교 현장의 문제점에 대해 현실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 보직교사에 대한 적절한 인센티브도 한 방법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교사의 명예와 자부심은 여전히 소중한 가치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기에 교사들에게는 무거운 짐이 될 수 있지만, 특별한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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