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 주는 큰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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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안마로 생계를 꾸려가는 50대 여성 시각장애인이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1700만원을 기부해 왔다고 한다.

대학에 다니는 딸도 있다고 하니 가족들의 생계를 유지하기에도 버거웠을 텐데 말이다.

그런데도 이 여성은 지금까지 외국인 근로자와 고아원을 돕기 위해 1200만원을 내놓았고, 남편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보험금 500만원을 국제구호기구에 기부했다고 한다.

앞을 못보는 불우한 처지이고 돈을 벌기도 힘들었을 텐데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했다니 놀랍기만 하다.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웃에 대한 배려없이 더 잘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많은 이들을 부끄럽게 한다.

최근에는 평생 번 돈으로 장만한 4억원이 넘는 부동산을 모대학에 기부한 할머니의 얘기가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40년 넘게 학교 근처에서 담뱃가게와 삯바느질로 번 피땀어린 돈일 것이다.

‘세상을 뜨기 전에 할 일을 다한 것 같아 홀가분하다’는 할머니의 속내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제주지역에서도 이같은 감동이 줄을 잇는다.

지난 연말을 전후해 각급 기관.단체를 중심으로 생활이 곤란한 이웃들에게 쌀과 김치 등 생필품을 전하는 ‘사랑나눔 봉사활동’이 활발히 펼쳐졌다.

제주시내에 등장한 구세군 자선냄비에 100만원권 수표 3장을 넣고 조용히 사라진 이가 있는가 하면 엄마와 딸이 함께 와 100만원을 선뜻 기부하기도 했다.

어디 이들뿐인가.

평생 고생하며 번 돈을 훌훌 털고 가는 보통사람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이 있어 세상이 굴러가는지도 모른다.

올 겨울은 눈이 많은 탓인지 유난히도 춥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1년 중 겨우살이가 가장 모질다고 한다.

가진 것이 없다보니 엄동설한을 겪어낼 준비가 부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게다.

냉방에서 추위를 견디다 못해 헌 옷가지를 모아 아궁이에 불을 피우다 입던 옷에 불이 옮아 숨진 80대 노모.

난방용 기름값을 아끼려고 콘크리트로 출입구를 막았다가 불이 나도 빠져나오지 못해 숨진 모자.

난방용 기름을 구하려고 기름을 훔쳤다가 붙잡힌 한 가장.

돌봐줄 사람 없이 혼자 병마와 싸우는 노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떠도는 노숙자 등등...

이 모두가 다른 나라, 먼 이웃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 이웃에서 일어나는 비극의 초상들이다.

그러나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보살피는 노력은 아직 거리의 냉기를 이기지 못하고 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각자 생활하기에 힘든 탓일 게다.

지난해 아름다운 재단이 조사한 ‘행복지수와 나눔의 효과’는 많은 것을 시사해 주었다.

기부나 자원봉사를 하면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나눔은 우리사회를 건강한 공동체로 만든다.

그렇기에 이제 필요한 것은 아는 것에 머물지 않고 실천에 나서는 일이다.

비록 삶이 고단한 이웃들도 그들을 배려하는 후원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용기를 잃지 않고 한결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이다.

한 겨울 내내 속옷차림으로 난방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행복하지 못하다면 가족,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기를 잊은 탓이 아닐까.

성녀 테레사 수녀는 평생 ‘나눔의 미덕’을 강조했다.

이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나눔’은 경제학의 행복과는 또 다른 행복의 이름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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