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의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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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희/내과전문의

이 사람은 1911년 2월6일 태어났다.
의사는 이미 다산을 한 아기 엄마의 건강을 고려해 아이를 갖지 않도록 권유했으나 어머니는 이를 거부했고 4.5kg의 아이 덕분에 분만 시간은 매우 길고 힘들었다.


 어렸을 때는 근시가 너무 심했는데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을 기회가 없었으며 10살이 되던 해에 처음 안경을 착용했고 날아다니는 나비를 처음 보며 기뻐했다고 한다.


34살과 38살 때 폐렴과 대퇴골 골절로 치료 받았다. 55살부터는 수 차례에 걸쳐서 비뇨기계 감염과 전립선 비대증으로 치료를 받았다.


66살 때는 악관절 염증이 발생하여 스테로이드를 직접 환부에 주사 받는 치료를 받았고 3년 후에 재발하였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치료받기도 하였다.


69세부터는 보청기를 사용했다. 70세 되던 해에 차로 이동하던 중 정신병자가 쏜 총탄을 가슴에 맞고 수술을 받았다. 73세에 조그만 대장 용종이 발견됐다. 74세에 대장암의 전단계라고 여겨지는 융모상 선종을 발견해수술을 받았다.


6개월 후 다시 시행한 대장 내시경에서도 또 다른 용종이 발견돼 이를 제거하였다. 76세에는 피부에 생기는 암의 일종인 기저세포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70세 이후부터는 기억력이 떨어져서 주위 사람들의 이름도 잘 기억하지를 못했고 82세부터는 전형적인 치매 현상을 보이며 93세에 사망하였다. 이 사람은 미국의 40대 대통령인 로널드 레이건이다.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가장 흔히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왜 내가 이 병에 걸렸느냐? 그 전까지는 건강했는데…’라는 것이다.


사실 운동도 안하고 술도 먹고, 담배도 피우고, 먹고 싶은 것 다 먹고 병에 안 걸리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오히려 아무리 열심히 병에 걸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도 병은 우리도 모르게 찾아오기 마련이다.
특히, 평균수명이 80세 가까이 늘어남에 따라 더욱 다양한 노인성 질환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건강하고 생산적인 노후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단순히 육체적인 건강함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함도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레이건 대통령의 말년은 알츠하이머씨 병으로 매우 불운했지만 병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매우 활동적이었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총을 맞고 수술실에 들어가서도 의사들에게 “당신들은 모두 공화당원이죠?”라고 한 농담은 너무나 유명하다.


오늘 외래에서 열흘 가까이 몸살을 앓고 있는 77세의 할머니를 진료하였다.
단순한 감기 몸살인 것 같아 약만 드리려고 했는데 굳이 입원을 원하셨다. 평상시 입원기준이 까다로운 나로서는 입원을 안 시켜 드리려고 했지만 할머니의 한마디에 나의 닫혔던 마음도 열리고 말았다.
“빨리 나아야 다시 물질 하러 가요. 물질을 해야 손주들 용돈도 주고…” 할머님이 빨리 건강해 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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