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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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의 첫날 아침이다.

일상의 잡답(雜沓)에서 벗어나 고향으로 달리는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넉넉하고 따뜻하다.

그 곳에는 그리운 부모님이 있고 친지들이 있으며 언제나 푸근하고 정다운 고향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못 뵈었던 집안 어른과 한동안 잊고 지냈던 친구들과의 만남은 그 기대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새해를 맞는 설날 아침에는 경건한 마음으로 조상께 차례를 올리고 집안 어른께 새배를 드리며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친척과 친지들과는 그동안 못다한 정을 나눈다.

어른들의 덕담은 새해의 의미를 더욱 각별한 것으로 만든다.

이웃끼리 주고받는 세찬 하나하나에 인정이 묻어난다.

우리의 설맞이는 이렇게 정겹고 경건하기까지 하다.

고향을 찾는 마음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것은 어머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 같은 것이다.

올 설에도 전국적으로 3000만명이 고향을 찾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번 설 연휴에도 제주에 많은 귀성객들이 내려와 공항과 부두가 혼잡하고 적지 않은 안전사고들이 우려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연휴가 짧고 날씨마저 고르지 않겠다니 고향을 찾아온 귀성객들이 걱정된다.

우리 모두의 양보와 인내와 질서의식이 요구된다.

매년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설 연휴 이후의 쓰레기문제도 이번에는 달라졌으면 한다.

특히 이번 설 연휴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혼탁과 탈법으로 얼룩질 수 있는 사전선거운동기간으로 이용되어서도 안 되겠다.

설 귀성은 단순히 고향을 찾는 발걸음만은 아니다.

설의 진정한 의미는 우리 모두 더불어 사는 사회의 구성원임을 깨닫고 이웃사랑을 실천하는데 있다.

설을 맞아 더욱 서러운 불우한 이웃을 생각하고, 이날 하루를 근신하는 가운데 한해를 설계하고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한다.

설날의 새로운 희망과 기대는 한해의 생동감으로 피어난다.

고향을 찾는 모든 도민들이 즐겁고 넉넉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설 연휴를 보내기 바란다.

그리고 건강한 활력을 되찾아 다시 일터로 돌아와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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