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해(戌年)를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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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이 꼬리를 감추니 개가 슬그머니 머리를 내밀고 있다. 역에서는 항상 입춘이 들어야 새해가 드는 것으로 본다. 닭은 울어 새벽을 알리고, 개는 짓어 집을 지킨다. 제 때에 잘 울어 믿음을 갖게 한다는 닭은 지난 해 시도 때도 없이 함부로 울다가 믿음을 상실하고 말았다. 새해의 개는 집을 잘 지키고 충성을 다하는 임무를 충실히 잘 이행할 것인지, 개띠 새해를 맞으며 자못 궁금하고 걱정스럽다.

개는 야생 동물이 가축화한 것 중에 인간과 가장 가깝다. 그래서 한 솥에 밥을 먹는다고 정구(鼎狗)라고 하며, 옛날 성인이 밥상을 받으면 밥을 먹게 해준 식신(食神)에게 감사하는 뜻으로 밥과 찬을 조금씩 그릇에 떠놓고 제(祭)를 지낸 뒤에 개를 불러 먹였다. 그래서 개를 부를 때 그 제사 지낸 것을 먹으라고 ‘제제 제제’ 한다. 이렇게 개는 사람과 가깝기 때문에 개 견(犬)자를 보면, 사람 인(人)에 한 일(一)하고 점(?)을 찍었다. 금수가 사람으로 환생하려면, 몇 억겁을 지나야 하는데, 개는 한 겁만 지나도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이토록 개는 사람과 밀접하기 때문에 사람이 툭하면 개를 들먹인다. 그래서 개에 대한 속담이 많이 나왔다. “서당개 삼년에 풍월을 읊는다.” “똥물은 개 겨 묻은 개 나무란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 “개도 나갈 구멍을 보고 쫒는다.” “도둑을 맞을려면 개도 안짖는다.” “개도 무는 개를 돌아본다.” “닭 쫒든 개 울 넘어 보기다.” “개 패듯 한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 세상이 좋다.” “개똥도 약으로 쓸려면 없다.” “풀 쑤어 개 좋은 일 한다.” “흰 개 꼬리 삼년이다.” “개 보름 쇠듯 한다.” “제 버릇 개 안준다.” “개 밥에 도토리다.” “오뉴월 개팔자다.” 이외에도 개에 대한 속담이 얼마고 있다.

개는 집을 지키고 주인에게 목숨까지도 바친다. 전북 임실군 둔남면 오수(獒樹)리라 하는 마을에 소화구주(消火救主)라고 하는 옛말이 전해온다. 개가 술에 취해 잠이든 주인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몸을 내던져 불을 끄다가 기진맥진하여 죽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개를 충견(忠犬)이라 하고, 그 개의 무덤을 의총(義塚)이라 하며, 그 무덤에 꽂았던 지팡이가 변한 나무를 개나무란 뜻으로 오수(獒樹)라 부른다. 백제가 망했을 때, 개들이 모두 궁궐을 향해 슬피 울었다고 하며,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직전 진돗개들이 일제히 일본 쪽을 향해 짖었다고 한다.

새해인 병술년으로 괘(卦)를 지어보면, 병이 천간 3 번째에 있어 8괘에서 세 번째인 불괘(?)에 해당되어 위에 놓고, 술은 지지 11번째에 있어, 11을 8로 제한 나머지 수가 또 3이니, 역시 불괘(?)를 아래에 놓으면, 병술은 아래 위 모두 불괘로써 중화리()괘가 된다. 천간 병의 3과 지지 술의 11을 합한 수 14를 6효의 6으로 나누면 2가 남으니, 중화리괘 두 번째 효 육이(六二)가 변화여 화천대유(火天大有 : )괘가 된다. 본괘(本卦)는 중화리괘이고, 변한 지괘(之卦)는 화천대유괘이다.

리괘로서 가장 중요한 민생 문제인 경제를 보면, 기세 당당하고 대단히 희망적이다. 경기가 불보듯 급성장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뒷받침이 약한데다 흔들린다. 그러므로 경기가 회복은 되는데, 서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기회복은 어렵다고 본다. 정치적으로 보면, 당리당략?극단적 이기주의?이합집산?합종연횡 등 시비곡절이 많을 것이다. 북한을 비롯한 외교문제는 심력과 물질만 허비할 뿐 별 진전이 없을 것이다.

병술은 병도 화이고, 술도 화를 내포하고 있으며, 괘도 불괘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불이 왕성한 괘이다. 불은 밝고 쾌활한 면도 있지만, 성급하고 흩어진다. 그러므로 대립?갈등?분열이 극심하고, 과소비와 내수 부족 등의 현상이 일어날 염려가 있다. 기후는 너무 덥거나 가물고, 반대 현상이 일어나 조화롭지 못할 우려도 있다. 또한 불은 재앙이 되기도 하고, 불의에 생기는 변난도 될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잔잔한 호수와 같은 마음으로 끌어 오르는 불을 끄고, 대인적 견지에서 순한 덕을 기르며 중심을 잘 잡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東方文化振興會長 大山 金碩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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