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丙戌年)에 바라는 희망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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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대학교수들이 우리 사회를 평가하는 사자성어로 선정한 것이 ‘상화하택(上花下澤)’이다. 불과 물이 서로 상극을 이루듯 서로 분열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주역에 나오는 64괘중 38괘에 해당하는 것이라 한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갈등,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둘러싼 지역갈등, 부유층과 극빈층의 양극화 등 우리사회의 모습이 이와 같다는 것이다.

이런 사자성어를 접하면서 새삼 지난 한해를 돌아보게 된다. 실로 지난해는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넘어 서로 내편과 네편으로 갈리어 다투는 모습으로 점철된 한해가 아니었나 싶다. 연말에 이르러서 사학법 파동으로 교육부와 종교계, 사학단체들간에 갈등이 불거졌고 황우석 파동으로 또 한차례 사회를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는 비단 사회현상뿐 아니라 경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빈부의 격차,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줄어들기보다는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주택시장 또한 예외가 될 수 없었다. 정부의 8?31대책으로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대형업체와 중소업체간 양극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소주택업체들은 아예 사업을 포기해야 할 지경에까지 이른 경우가 한 둘이 아니다.

정부의 정책은, 그러나 이런 양극화 조심을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부추기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럽다. 8?31대책으로 판교 신도시 등 주요 택지지구에 공영개발 방식이 적용되고 그나마 공사를 턴키방식으로 발주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 턴키발주는 대형플랜트같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공사에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공영개발택지에 적용하는 것은 대형업체들이 공영개발택지 기피현상을 염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턴키방식이 도입되면 대형업체들이 공사를 독식해 중소 주택업체들은 아예 발붙이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이를 공산이 크다. 더군다나 연초에 후속조치를 마련한다는 얘기마저 들린다. 이는 주택시장 침체를 가중시키고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해 말부터 우리 경제사정이 조금씩 나아지는 조짐을 보인다는 점이다. 아직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비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내수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석에 근거해 정부나 민간연구소에서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경제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전망대로 올해 병술년에는 경제가 회복되고, 그간 갈려졌던 우리 사회도 다시 하나로 뭉쳐 서로 상생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지난해처럼 사회의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고서는 경제회복은 어려운 일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택시장 또한 양극화가 해소되고 대형업체와 중소 주택업체들이 서로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중소 주택업체들은 그간 민간부문 주택건설의 중추역할을 맡아 왔다. 이들을 고사위기로 몰아넣고서는 우리나라 주택산업의 발전이나 주택시장의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모쪼록 올해는 주택업계가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대한주택건설협회제주도회장 이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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