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문화예술인마을 명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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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제주군이 역점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조성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북제주군은 지난달 지역문화 예술진흥시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저지문화예술인마을 내에 문화예술회관 신축공사 착공식을 가졌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상설 또는 기획전시가 가능하고 공연, 강의,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제주군 한경면에 위치한 저지문화예술인마을은 지난 1999년 부지가 조성된 이후 지금까지 서예가, 화가 등 43명의 문화예술인이 입주했다. 문화예술의 대중 접근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800석 규모의 야외무대 건립사업과 300평 규모의 야외광장도 마무리 된 상태다. 북제주군은 앞으로 조경식재, 가로등, 산책로 등도 친환경적으로 조성해 이 마을을 지역의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이러한 북제주군의 명소개발 의지가 또 하나의 커다란 수확으로 이어져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화단의 거목 김흥수 화백이 새로 착공되는 문화예술회관에 20여점 이상의 소중한 작품들을 기증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김흥수화백은 하모니즘을 제창한 스타급 원로 서양화가로 저지문화인 마을에 입주할 예정이며 기증작품은 김흥수관을 설치하여 상설 전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예술을 활용한 지역명소 만들기는 이미 전국적인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 강원도 화천군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학테마마을에 소설가 이외수씨를 입주시키는데 성공했다. 화천군은 이외수씨의 집필실 등 주거공간을 마련한데 이어 2007년까지 26억원을 들여 문학관, 연수관, 야외극장, 산책로, 들국화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감성마을’로 명명된 이곳은 모든 예술이 교류하는 곳, 잃었던 감성을 되찾을 수 있는 작은 왕국으로 꾸밀 예정이라고 한다.

경주시의 경우는 불국사에서 석굴암으로 가는 토함산 기슭에 43억원을 들여 ‘동리?목월 문학관’을 만들었다. 현대문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경주 출신의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박목월의 문학 세계를 기리는 공간이다. 경주시는 대대적인 '동리?목월 문학제'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문화시민의식의 고취와 관광객 유치에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은 모두 지역을 알리고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자 함일 것이다. 이렇게 지역의 자산을 아름답게 꾸며서 상품화 하는 것을 ‘장소판촉’ 또는 ‘고장판촉’이라고 한다. 지역주민의 삶이 직접적으로 근거하는 터전의 의미를 대내적으로 확인하고, 대외적으로 감동과 가치를 확산해서 마침내 고장의 번영을 가져오자는 노력이다.

저지문화예술인마을 조성은 장소판촉의 대표적인 예로써 비록 시작은 자그마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지만 갈수록 주위의 호응도가 커지고, 문화예술인들의 참여가 거듭되면서 제주도의 명소가 되고 있다. 오지와 다를 바 없는 산간지역에 제주도적인 환경과 가치를 기반으로 문화적 동력을 정책적으로 실현하려는 북제주군의 의지는 칭찬받을만하다.

장소판촉은 어떤 식으로든 장소를 마케팅해야 할 대상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제주도는 문화에서 경제적 가치를 찾으려는 시도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 예컨대 지역의 제품을 단순한 경제제인 상품이 아니라 개성이 살아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경쟁력을 축적해야 하는 것이다. 즉, 생산에다 개성을 가미할 수 있는 중요한 소재는 바로 지역의 향취이자 문화인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지자체의 의지와 노력 이외에 지역문화의 이해관계 당사자들이 두루 참여하고 함께 고민하며 미래를 열어가는 일이다. 이러한 지역의 합일점이 제주도의 정체성을 창조하게 할 것이며, 만들기만 하는 ‘작(作)’에서 벗어나 새로운 해석과 변화를 통해 ‘창(創’)의 작업을 이루게 할 것이다. 관광제주의 미래는 이러한 지역문화의 창작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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