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梅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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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라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대설주의보까지 내려졌던 산간지방에는 폭설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평소 내복을 입지 않고 웬만한 추위에는 자신했던 사람들도 아랫도리에 한번쯤은 싸늘한 냉기를 느꼈을 것이다.

칼바람과 중산간의 폭설을 뒤로 하고 제주시내의 한 가정집에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려 봄의 전령임을 자임하고 나섰다.

이번에 핀 꽃은 홍매화로 품종은 상당히 많지만 빛깔로 구분해 흰매화와 대비되는 매화다.

▲중국이 원산지인 매화나무의 꽃은 아름답고 그윽한 향기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화목구품(花木九品)중 일품에 속하며 북풍한설 추운 겨울에 꽃을 피운다고 해서 설중매(雪中梅)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 매화나무는 네가지 고귀함을 지니고 있다. 첫째로 함부로 번성하지 않고 희소함이 귀함이요, 둘째로 어린 나무가 아니고 늙은 나무 모습이 귀함이다. 셋째로 살찌지 않고 홀쭉마름이 귀함이요, 넷째로 만개한 꽃이 아니고 오므린 꽃봉오리가 귀함이라고 전해진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늘 곁에 두고 아끼며 절개를 비유할 때 흔히 매화를 인용했다.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가/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고려말 우국시인 이색이 매화를 읊은 시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일제에 저항했던 이육사의 시다. 이처럼 매화가 시인묵객의 손끝에서 고결한 숨결로 되살아 나고 있다.

▲눈이 펑펑 내릴 때에 핀다고 하는 동매화(冬梅花)는 눈을 곁들여 더욱 운치가 높다. 그래서 이번에 꽃망울을 피워 올린 홍매화는 봄을 미리 알리는 나무로 유명한 춘고초(春告草)로 손색이 없다.

입춘을 시샘하는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어 꽃봉오리가 움츠리고 있지만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사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온이 풀리는 가까운 날에 하루가 다르게 청초한 꽃을 피워 그윽한 향기를 풍길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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