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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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전문의/김준희

918년 1차 세계대전의 끝 무렵, 전쟁을 하고 있던 병사들이 열, 두통, 관절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 병은 전쟁터에 물자를 수송하던 유럽의 도시들로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고 곧이어 유럽의 여러 항구를 거쳐서 미국으로 퍼져나간 후 아시아와 북극권까지 퍼졌다.

젊은 사람들이 주로 병에 걸렸는데 이 병에 걸린 사람 중 5%가 2-3일 내에 사망하였다. 그 해 10월 미국 필라델피아의 경우 하루 759명이 사망하였고 전세계적으로는 5000만 명이 사망하였다.

 

1916년부터 세브란스 병원 의학교에서 세균학교수로 봉직했던 스코필드 박사는 그의 논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질병은 북쪽으로부터 철로선을 따라 남쪽으로 퍼졌다.

우리는 서울에서 1918년 9월 하순에 처음으로 그 증례를 본 후 10월말에 절정에 달하였다. 현재 정확한 환자와 사망자의 수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구의 25-50%가 감염되었을 것이다.

교사와 학생들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여 대부분의 학교는 문을 닫았다. 조선에서는 약 14만명이 사망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은 지난 1월 5일 질병관리본부가 주의보를 내린 독감의 일종인 스페인 독감이다. 일반 사람들은 감기와 독감을 혼용하여 사용하여 증상이 심한 감기를 독감으로 생각하지만 의학적으로 두 병의 원인 바이러스가 완전히 다르므로 두 개의 병은 별개 질환이다.

최근 외래에는 뒤늦게 유행하는 독감환자로 북적이고 있으며 이 현상은 4월까지 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의 90% 이상은 계절독감 바이러스의 일종인 A/H3N2형으로 작년 독감 예방접종시 목표로 했던 바이러스이다.

이번 독감은 근육통 등으로 온몸이 쑤시고 고열이 나다가 조금씩 나아지면서 기침이 2~3주까지 오래가는 것이 특징이다.

환자들에게 흔히 듣는 독감 관련 질문 중 하나는 왜 예방주사를 맞았는데 감기에 걸리냐는 것인데 그 원인은 두 가지일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는 환자가 걸린 병이 독감이 아니라 다른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일 가능성과 둘째는 예방접종의 효과가 없었을 가능성이다. 일반인의 예상과 달리 독감 예방접종의 성공률은 60% 정도에 불과하다.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예방주사를 맞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편 독감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는 적절한 개인 위생과 보건 태도를 가져야만 한다.

눈, 코, 입을 만지지 말고 손을 자주 씻으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입을 막고, 아픈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함부로 침을 뱉지 말아야 한다. 이제 겨울의 마지막, 제주도민 모두 독감에 걸리지 말고 건강하게 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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