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학들이 살아남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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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를 비롯한 도내 4년제 대학들이 신입생 정원을 채우지 못해 추가 합격자를 발표하고, 또 추가모집을 한다고 한다.

신입생을 ‘모집’하는 게 아니라 ‘유치’에 나선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대는 신입생 합격자 2639명 가운데 1789명이 등록을 마쳐 75.7%의 등록률을 보였고, 탐라대는 신입생 266명 가운데 147명(55.3%)이 등록했다고 한다.

각각 580명과 119명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입학전형이고 뭐고 아무나 와주면 고맙다는 것이고, 이들이 수학(修學)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의 여부는 아예 묻지도 않겠다는 입장이다.

4년제 대학들이 막판 인터넷 추가모집까지 계획하는 등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자 이제는 전문대들이 신입생을 빼앗길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정원을 못 채우는 상황에서 학생을 얼마나 끌어 모을 수 있느냐에 대학의 사활이 달린데서 빚어지는 기현상이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지금 도내 4년제 대학이나 전문대학들이 벌이고 있는 신입생 확보 쟁탈전은 글로 쓰기가 부끄러울 정도다.

호객행위나 다름없는 방법으로 학생 머릿수를 채우려고 드는 것은 도저히 대학인의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

문제는 이 같은 부끄러운 모습들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데 있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학생수 감소는 오래전부터 예견돼온 일이다.

더 늦기 전에 과감한 구조조정 등 스스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야 한다.

기업이 품질 서비스에 승부를 걸듯, 대학도 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경쟁력 없는 학과는 과감히 정리하는 일이 대학의 살 길이다.

한발 더 나아가 대학간 통폐합도 검토돼야 한다.

고교 졸업생이 대학 입학정원을 밑돌고 있고,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 이미 체험한 대학 도태(淘汰)의 시대가 우리나라에도 찾아들었다.

일본의 경우 2001년 이후 국립대학만 12개교가 문을 닫았다.

도내 대학들의 문제는 지역경제의 난국과도 무관하지 않다.

대학들이 ‘거듭나기’에 나서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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